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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뒤에 대롱대롱…’키링’에 빠진 어른이들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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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사이에서 가방에 ‘키링’을 달고 다니는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2000년대 핸드폰 고리와 함께 유행했던 키링은 2010년대 들어 촌스럽다는 이유로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키덜트 문화’와 ‘Y2K 유행’이 겹치면서 키링을 활용한 패션이 다시 뜨는 모습이다.

귀여운 건 못 참아…”기분 전환하려 키링 구매”

2년 차 직장인 권소연씨(26)도 최근 산리오 캐릭터 키링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권 씨는 “가방에 달고 다닐 용도로 구매했다”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패션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일아트를 하면 기분이 전환되는 것처럼 귀여운 키링을 달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권 씨처럼 키링을 구매하는 젊은층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키링 매출은 올해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패션플랫폼 W컨셉은 지난 6월 한 달간 자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키링 패션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즉, 키링이 하나의 개성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키링의 유행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블랙핑크와 뉴진스 등 인기 연예인들은 명품가방에 귀여운 키링을 매치하는 식으로 패션 센스를 뽐내고 있다. 특히 뉴진스의 멤버 혜인은 데뷔 후 처음 받은 정산금으로 9만원어치 인형 키링을 구매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키링이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키덜트 문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키덜트’는 아이(kid)와 어른(adult)을 합친 신조어다. 키덜트족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형·장난감 등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게 특징이다. 이 가운데 Y2K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2000년대 유행했던 키링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인기 키링은 웃돈 주고 구매하는 경우도

키링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중고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배우 차정원 등이 착용해 화제가 된 ‘모남희’ 인형 키링의 경우,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본래 ‘모남희’는 굿즈나 스낵을 판매하는 식료품숍이지만, 최근에는 키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모남희’의 대표 제품인 ‘블핑이 키링’은 정가 4만3000원이지만,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최소 7만원에서 최대 10만원 초반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인형 뽑기가 유행했던 2000년대만 해도 뽑기 기계에서 나오는 아무 키링을 뽑아 가방에 달고 다니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서라도 디자이너 브랜드의 키링을 구매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작은 사치(스몰 럭셔리)’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스몰 럭셔리’란 고가의 명품 대신 비교적 적은 금액의 사치를 통해 만족감을 추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결국 고물가 시대에 비싼 제품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층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키링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층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고, 누군가의 눈에 띄는 것을 선호한다”며 “예를 들어 ‘크록스’ 신발에 여러 장식을 붙여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똑같은 가방이라도 키링을 통해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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