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를 저지르는 공무원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성범죄를 단속하고 처벌해야 하는 경찰이 공무원 성범죄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일보는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공무원 성범죄자 현황’ 자료를 입수, 4일 단독 보도를 통해 공개했다.
매체가 입수한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은 총 314명으로 집계됐다.
성폭행과 성추행, 불법 촬영 등 형법상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을 모두 합친 수치다.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적발된 공무원은 지난해(2022년) 기준 523명이었다.
△2021년 398명 △2020년 392명 △2019년 412명 △2018년 395명 등 몇 년간 400명 안팎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갑자기 전년 대비 31.4%가량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314명으로 집계돼, 현재 추세라면 올해 성범죄 공무원 수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성범죄 근절에 앞장서야 할 경찰이 이 성범죄 공무원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한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2018년부터 올 7월까지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은 총 2434명으로 파악됐는데, 이중 경찰공무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총 415명의 경찰공무원(약 17%)이 이 기간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다음으로는 서울시(서울시의회 포함) 공무원이 총 145명(약 5.9%)으로 많았고, 소방청(120명·4.9%)이 그 뒤를 이었다.
과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같은 자료(2021년 기준)에서도 4년간(2017~2020년) 성범죄 공무원 1위는 경찰이었다. 2017년 성범죄를 저지른 경찰은 50명이었으나, 2018년 70명, 2019년 66명, 2020년 76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세계일보 기사 보기)
당시 한 의원은 이 자료를 토대로 “경찰청 공무원 등은 누구보다 높은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함에도 오히려 더 많은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소속 공무원의 성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내부 교육과 엄격한 징계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책마련은커녕 성범죄 공무원이 오히려 더 늘고 있다.
동아일보가 경찰청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총경급 간부 1명은 성희롱으로 해임됐다. 서울경찰청 소속 경정도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한 모텔로 여성 동료를 데려가 동의 없이 성관계를 맺은 혐의(준강간)로 입건돼 대기발령 조처됐다.
올해 공무원 성범죄자 현황을 보고받은 전봉민 의원은 “공무원의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쓴소리했다.
이건 경기대 행정학 교수는 동아일보를 통해 “공무원 성범죄의 상당수가 부하 직원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두드러진다”며 “젠더 의식·인권 감수성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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