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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더 내고 늦게 받는’ 방안 무게…’보험료율 15% 이상’ 인상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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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운동(연금행동) 관계자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공청회에서 연금개악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재정계산위)가 복수의 연금개혁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려면 보험료율을 최소한 15%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보험료율을 15% 혹은 18%로 인상하면서 지급개시연령 상향·기금투자수익률 제고 등 다른 정책 수단을 조합하면 70년간 기금이 소진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재정계산위는 1일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보고서를 통해 보험료율 인상(12%·15%·18%), 연금 지급 개시연령 상향(68세), 기금 투자수익률 제고(전망치보다 0.5%p·1%p) 등을 조합해 복수의 연금개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단일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다수의 시나리오를 보여줘 국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보험료율을 매년 0.6%씩 올려 12%, 15%, 18%로 인상하는 안이, 연금 지급 개시연령은 2033년부터 추가로 5년마다 1세씩 상향해 68세까지 높이는 안이 논의됐다.

현행 제도상 보험료율은 9%이며,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올해 63세이고 5년에 1세씩 늦춰져 2033년에는 65세에 도달한다.

아울러 연평균 기금투자수익률이 4.5% 수준으로 예상되나, 이를 0.5%p나 1%p 높이는 안도 담겼다.

소득대체율 상향안은 재정계산위 내부에서 논의됐으나 위원간 이견으로 갈등을 겪으면서 이번 보고서에서 빠졌다.

결국 보고서에는 보험료율, 연금 지급 개시 연령, 기금 투자 수익률의 변동에 따라 기금소진시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담겼다. 보험료율을 12%로 높이고 지급개시연령을 68세로 늦추면서 기금투자수익률을 0.5%p 상향하면 기금소진시점은 2073년으로 늦어진다는 식의 시나리오다.

앞서 국민연금 재정추계 전문위원회는 현행 제도상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에 소진된다고 추산한 바 있다.

다만 보고서에 적시된 수많은 시나리오 중 재정계산위가 설정한 재정 지속 가능성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일부에 불과했으며, 보고서 맥락상 이런 시나리오에 사실상 방점이 찍혔다.

재정계산위는 보고서에서 재정 지속가능성 목표로 “재정계산기간(2023~2093년) 중 적립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한다”고 제시했다.

김용하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 설명회를 통해 “지난 4차례 재정계산위원회에서는 재정 수지가 70년간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인 재정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추진되면 국민연금 추계기간인 70년 동안 적립기금을 보유할 수 있다”며 “제시되는 국민연금 재정목표와 재정안정화 방안은 궁극적으로 재정추계기간 동안 적립기간이 유지되도록 해 청년세대를 포함한 현재의 국민연금 수급자 및 가입자가 국민연금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한다”고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70년간 기금 소진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최소한’ 보험료율을 15%나 18%로 올려야 한다.

시나리오 중 하나로 보험료율을 15%까지 인상하면서 지급개시연령을 68세로 높이고, 기금투자수익률을 1%p 올리는 방안이 보고서에 제시됐다.

또한 보험료율을 18%까지 인상하면서 지급개시연령을 68세로 높이거나 기금수익률을 상향(0.5%p 또는 1%p)하면 70년간 기금이 소진되지 않는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보고서에서 “정책 수단 조합이 보여주는 행간을 읽으면 재정계산 보고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장기균형으로의 회복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고 하나의 정책수단만으로는 현재의 재정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다른 시나리오로는 70년간 기금 고갈을 막을 수 없다. 보험료율을 12%까지 인상하고 지급개시연령을 68세로 조정하면서 동시에 기금투자수익률을 1%p 높인다고 하더라도 기금소진연도가 2080년으로 늦춰질 뿐이었다.

또 보험료율을 15%로 인상하고, 지급개시연령을 68세로 높이더라도 기금수익률이 그대로라면 기금은 2082년에 고갈된다. 보험료율을 18%까지 인상하기만 하고 다른 정책 수단을 쓰지 않으면 역시나 2082년에 기금이 소진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다만 보험료율을 18%로 인상하면서 수급개시 연령을 68세로 높이거나 기금 운용수익률을 제고하는 정책 조합은 70년간 기금고갈을 막을 수는 있으나 그렇게 하게 될 경우 일부 고소득자는 보험료를 낸 것보다 연금을 덜 받게 된다. 이같은 이유로 재정계산위 내부에서도 이 안을 선호하지 않는 위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기금 투자 수익률을 0.5%p나 1%p 올리는 시나리오를 고려한 것이 다소 희망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재정추계에서는 기금 투자 수익률을 4.5%로 전망했으나, 지난 35년간 기금운용 누적 수익률은 연 5.11%”라며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가입연령 조정, 크레딧 확대 등 제도 개선 필요성도 언급됐다.

노령연금 수급연령이 5년마다 1세씩 늘어나고 있으나 가입연령 상한이 59세로 고정돼 있어 향후 순차적으로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둘째 자녀나 그 이상 출산 시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출산크레딧’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째 자녀부터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군복무자에게 6개월간 국민연금 가입을 인정해 주는 ‘군복무 크레딧’ 제도 역시 군복무 전 기간에 적용돼야 한다고 봤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사업장 가입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거나,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의 수급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됐다.

재정계산위는 이날 공청회를 거쳐 추가 논의 내용을 담아 최종 보고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국민연금 종합운용계획을 수립해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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