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 씨의 호텔 인턴 허위 경력서를 직접 작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류 위조’의 단서는 딱 한 글자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서울대 교수실 컴퓨터에서 호텔 인턴 경력서를 확보했다. 이 경력서에 적힌 호텔 이름 중 한 글자가 틀린 사실이 확인돼 위조된 가짜 서류임이 드러났다.
호텔 공식 명칭은 ‘아쿠아펠리스’지만, 조 전 장관 컴퓨터에서 발견한 수료증에는 ‘아쿠아팰리스’라고 적혀있었다. 외래표기법상 조 전 장관이 사용한 ‘팰’이 바른 표기지만, 호텔 측은 고유명사처럼 ‘아쿠아펠리스’라고 표기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허위 서류를 직접 만들어 위조했다고 판단했다. 조국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연구실 컴퓨터로 아쿠아펠리스호텔 대표이사 명의의 서류를 만든 다음, 호텔 관계자를 통해 법인 인감을 날인받아 허위로 서류를 발급받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위조한 경력서 파일은 속성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속성 정보에는 조국 전 장관의 영문 이름이 적혀있었다.
조민 씨가 고교 시절 해당 호텔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 없으나, 대학 지원을 목적으로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기 위해 부모와 상의해 허위 경력 서류를 만들었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앞서 조 전장관은 2020년 9월 정경심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호텔 수료증 양식 파일이 왜 서울대 연구실 컴퓨터에서 나온 이유’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르겠습니다”라며 증언을 거부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0일 조민 씨를 허위작성 공문서행사와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이미 관련 혐의로 실형이 확정됐고, 아버지인 조 전 장관도 재판을 받는 가운데 자녀인 조민 씨까지 기소된 것.
조민 씨는 부모와 공모해 허위 서류로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서류전형에 합격,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조씨를 일방적 수혜자가 아닌 적극 공모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 전 장관은 SNS에 “차라리 옛날처럼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서 고문하길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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