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장이 교내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 사건 직후 학부모에게 ‘학교와 상관없는 일’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학부모는 교장으로부터 ‘사망한 교사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개인사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이초 교장이 교사가 사망한 이유를 개인적 문제로 돌린 정황이 포착됐다고 오마이뉴스가 30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 교사가 사망한 뒤 일부 학부모는 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온라인에 급속히 퍼진 상황이었고, 학부모 7~8명은 사망 사건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다른 학부모를 대표해 교장을 찾아갔다.
이때 교장과의 면담 자리에 참석했다는 한 학부모는 “교장이 ‘(사망한) 선생님은 개인사로 돌아가셨고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학교와는 상관없다’는 취지로 학부모들에게 설명했다”고 오마이뉴스에 전했다.
이어 “‘유족들이 (고인 사망에 대해) 알리길 원하지 않고 저도 더 이상 알려줄 게 없다’는 식으로 대화를 정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장은) ‘(숨진) 선생님이 연락을 안 받아 (거리가) 먼 자취방까지 다녀왔다’, ‘저도 최선을 다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도 했다.
이날 면담에 함께한 학부모 중 일부는 숨진 교사가 사망 전날 알림장에 보낸 메시지가 행여 사망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7월 17일 알림장에 ‘담임교사에게 용무가 있을 경우 하이톡(온라인 수업 플랫폼 모바일 앱인 하이클래스 내 채팅 기능) 또는 (학교) 내선전화로 연락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면담 당시 이 알림장 내용이 마음에 걸렸던 일부 학부모는 ‘선생님을 찾는 전화가 많이 온 거냐?’고 교장에게 질문했으나, 교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교장은 오마이뉴스에 서면 답변을 보내 “(숨진 교사의 학급) 학부모들에게 고인의 사망 사실을 알리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 사건 당일) 경찰, 교직원과 대화하면서 들은 사실을 기초로 ‘(사망 원인이) 개인적인 사유일 수도 있지만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므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선 학교도 알지 못한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숨진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 등 악성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다른 교사의 증언 등을 토대로 관련 의혹에 관해 수사하고 있다.
또 사망 전 고인이 담당한 학급에서 발생한 ‘연필 사건'(같은 반 동급생이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걸 막다가 피해 학생이 이마에 상처를 입은 일)이 그가 사망한 데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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