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남다른 형제애를 가진 남편 때문에 이혼하고 싶다는 아내 사연이 지난 29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아내 A씨의 남편은 나이가 15살 많은 형이 있다. 이 형은 일찍 세상을 떠난 부모를 대신해 남편을 아들처럼 키웠다고 한다. 남편 역시 형을 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다고.
연애 때는 두 사람이 그저 우애 깊은 형제였지만 결혼하면서는 상황이 달랐다. A씨 부부가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간 지 이틀째 되던 날 갑자기 아주버님이 제주도 출장 중이라면서 부부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남편은 수락했다.
결국 그날 남편과 아주버님은 밤새도록 술을 마셨고, 남편은 만취한 아주버님을 함께 숙소에 재우자며 데려왔다. A씨는 신혼 첫날밤을 남편, 아주버님과 함께 보냈다고 한다.
이후에도 남편이 A씨와 상의 없이 신혼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아주버님에게 알려줘 간섭이 계속됐다.
A씨는 “아주버님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불쑥불쑥 찾아왔다. 밤늦게까지 함께 술 마시고 게임을 했다”며 “참다못해 남편에게 비밀번호를 바꾸자고 말하자, 남편은 ‘시아버지였다고 해도 그렇게 말할 거냐’고 화를 내더니 짐 싸 들고 가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라더 콤플렉스인 남편과 더는 같이 못 살겠다”며 “시부모님이 아닌 아주버님 때문에 이혼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또 “아직 남편에게 말은 안 했지만 배 속에 아기가 있다. 임신 초기이지만 이혼한 뒤에는 아기 양육권이 제게 있는 건지, 남편에게 양육비는 받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경하 변호사는 “아주버님이 부부 생활에 개입하고 사생활을 침해한 사실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사연자의 경우는 남편이 아주버님의 몰상식한 행동을 부추기고 혼인 관계를 파탄 상태에 이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배우자로 인한 이혼 사유는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가출한 남편은 부부로서의 동거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며 “제3자(아주버님)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면, 그러한 책임이 있는 제3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육권은 무리 없이 A씨에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육비도 당연히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한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시점을 기준으로 상대방에게 장래 양육비를 청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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