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5인의 흉상 철거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위인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일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동상을) 철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말하자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 억제를 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말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홍범도 장군으로 추정된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이자 의병장으로 활약하며 항일운동을 이끌었다. 홍범도 장군 유해가 송환된 뒤 일부 보수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홍범도 장군이 독립군이 몰살된 ‘자유시 참변'(1921년)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홍범도 장군은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다뤄진 바 있다. 배우 최민식이 장군 역할을 맡았다.
다만 이 장관은 “그렇다고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독립기념관에 그분들을 모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육사 교내에 있는 기념물을 다시 정비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가능하면 육군 또는 육사의 창설, 군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하는 방향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최근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 중인 정부의 기조에 맞춰 흉상 철거를 추진하는 건 아니냐고 묻자 이 장관은 “최근이 아니고 지난해부터 검토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육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육사는 군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는 교내 다수의 기념물에 대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8년 생도들이 학습하는 건물 중앙 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 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라며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을 다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육사 교내에는 학교의 정체성과 설립 취지를 구현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동맹의 가치와 의의를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념물 재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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