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물병원 원장이 더운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기꺼이 쉴 공간을 제공한 사연이 알려져 훈훈함을 자아냈다.
머니투데이는 23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 원장의 사연을 소개했다.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동물병원의 원장은 무더위 속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폭염! 너무 더워요! 들어와서 잠시 쉬다 가세요!’라는 문구를 유라창에 써 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동물병원 원장은 유리창에 적힌 문구처럼 방문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자체적으로 쉼터를 제공했다. 특히 어르신이 들어오시면 꼭 물을 제공하고 있다.
원장은 “폭염이 심해진 게 2015년 정도였다. 그땐 종이를 안 붙였는데 그 무렵 한 어르신께서 동물병원에 들어오셨다. 되게 힘드신 얼굴이었다. 그래서 물을 드리고 천천히 쉬시라고 했다”며 “그 이후 우연히 경로당을 지나는데 들어와서 쉬다 가라는 문구를 봤다. ‘아 저거 너무 좋다. 근데 왜 우린 안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에선 그냥 문 열고 들어가서 물 한 잔 달라고 청하고 주고 그랬지 않냐. 이젠 그런 정을 느끼긴 쉽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이 다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표현이 어려운 걸 거다”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그리 말씀해 주시면 그걸 보고 더 많이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8년에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약국들이 비공식 ‘무더위 쉼터’를 제공했다.
데일리팜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약사는 “우리 약국 근처에도 에어컨 없이 하루 종일 버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약국에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주민들 상황을 알게 되는데 얼마 전 단골 환자분이 계속 덥게 사시는 걸 알고 간간히 약국 오셔서 커피 한잔 드시면서 쉬었다가 가시라고 이야기했다”며 어르신들에게 약국 의자를 내줬다.
서울의 한 약사는 “폭염에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 있는 어르신들은 온열질환을 넘어 사망까지 갈 위험이 있다. 또 야외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속이 안 좋거나 어지러움 등으로 약국을 많이 찾는데 이런 분들이 최대한 약국에서 시원하게 쉴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