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에나 존재했던 투명 인간이 어쩌면 현실에 나타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몸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 쥐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면서 화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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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방송 매체 BBC가 지난달 10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독일 헬름홀츠 뮌헨 연구소는 피부는 물론 신체의 모든 뼈와 신경, 장기를 투명하게 만드는 용액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실제 쥐를 이 용액에 담갔더니 눈, 코, 입과 팔다리, 꼬리까지 모두 투명하게 변했다고 밝혔다. 실험 당시 촬영된 사진엔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쥐가 투명한 젤리처럼 변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알리 에르튀르크 교수 등 연구진은 “용액 처리를 통해 탈수와 지방 제거가 이뤄진 것”이라며 “마치 우유를 물로 바꿔주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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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MRI(자기공명영상)로도 확인할 수 없는 세포 수준의 초기 암을 관찰했다고도 전했다.
용액이 개발되기 전에는 신체 조직을 얇게 썰어 염색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했으나, 이번 개발로 보다 쉽게 파악이 가능해진 셈이다.
해당 기술을 통해 몸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 인체 장기와 조직의 미세구조를 파악, 일찌감치 질병을 알아채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까지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질병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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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현재까지 죽은 동물의 사체에만 이 기술을 적용했으나, 사람의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 알츠하이머, 다발성 경화증 등 뇌 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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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에르튀르크 교수는 “이번 기술을 통해 사람 두개골에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작은 통로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며 “통로가 열리면 면역 세포가 들어가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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