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등 주요 참가국의 철수로 중단 위기에 놓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이 정도 선에서라도 상황 수습이 돼 폐막한 건 기업을 비롯한 민간 부문의 기민한 협조가 컸다. 종교계도 힘을 보탰다. 태풍의 영향으로 야영장을 떠난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에게 아낌없이 곁을 내줬다. 하지만 온라인에 이런 호의를 깎아내리는 듯한 무분별한 정보가 나돌아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드립에 ‘X쩌는 국민성의 나라’라는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글쓴이 A씨는 “우리나라 역사가 늘 이딴 식이다”며 “나랏일 하는 X이 XX짓 하면 국민이 X을 치운다”는 쓴소리로 사연을 꺼냈다.
그는 “울 이모가 불교 천태종 신자이신데 일본 잼버리 애들 왔다고 구인사에 자원봉사 차출돼 가셨다”며 “일당 같은 거 전혀 없이 오로지 일본 애들 안 굶긴다고 3500명 분의 음식 새빠지게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의 역사상 처음으로 절에서 사찰음식 준비 안 하고 불고기 굽고 맛살 전 튀겼다”고 부연했다.
또한 “같이 온 자원봉사자들도 하나같이 애들 잘 먹여야 된다고 X고생했다”며 “어떤 신도는 과일을 대량으로 가져오셨다”고 했다.
태풍의 한반도 북상 예보로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에 참가한 156개국의 3만6000여명의 대원들이 전국 8개 지역으로 분산 배치된 가운데 일본 대원 1600여명은 단양 구인사에 짐을 풀었다. 구인사는 한국 불교 종단인 천태종의 총본산이다.
일본 대원들이 8일 구인사에 입소해 광명전 등 5곳에 흩어져 3박 4일을 머문 뒤 11일 오전 일제히 퇴소한 것은 맞다.
하지만 A씨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소위 ‘카더라’라고 하는 전언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뜬소문을 근거로 국내 온라인에서는 한국 대원들은 홀대받는데, 일본 대원들은 후대(厚待) 받았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일본 대원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3박 중 한 끼만 육류가 제공됐을 뿐 나머지는 사찰 음식으로 짜인 식판 식사가 나왔다고 한다. 그나마 한 끼는 컵라면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부실 식단 논란까지 불거졌다.
사찰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한 본보에 “스님들이 농사지어 직접 요리한 음식만 드린다”며 “찾아온 일본 대원이 1600명인데 무슨 3000여 명분의 불고기 요리를 준비하느냐”고 잘라 말했다.
한편 A씨의 주장대로 구인사가 대원들에게 육류를 대접했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천태종은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과 달리 스님의 육선(肉饍·고기붙이로 만든 반찬)이허용된다. 이는 직접 농사를 짓는 천태종 스님들은 육식을 해야 힘을 쓴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고려됐다. 또한 천태종 스님들은 술을 마셔도 범계(계를 어김)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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