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분향소에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이날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0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의 사망 동기와 관련한 수사를 종합적으로 진행중이고 현재까지의 과정을 유족들에게 소상히 잘 설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교사 A씨(23)가 숨진 뒤 경찰은 고인의 사망 경위와 동기를 명확히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A씨 통화내역과 업무용 앱 내역, 고인과 학부모의 휴대폰 포렌식 내용 등을 분석 중이다. 또 동료 교사, 지인, 학부모 등을 폭넓게 만나 진술을 듣고 있다.
앞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단은 동료 교사들의 진술을 인용해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해 A씨의 휴대폰 번호가 유출돼 학부모가 수차례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12일 오전 수업 중 한 학생이 다른 학생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그 학생이 그만하라며 연필을 빼앗으려다가 자신의 이마를 그어서 상처가 생긴 사건이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 학부모들의 휴대폰을 제출받아 조사하고 A씨 통화내역 등을 살펴봤지만 현재까지 학부모가 A씨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고 A씨가 먼저 전화를 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 4명을 조사했지만 아직 입건한 학부모는 없다”며 “해당 사건 학부모들도 억울해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동료들 및 A씨 본인이 그런(학부모 전화 때문에 힘들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분명히 있다”며 “어떤 경위와 이유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학부모가 학교 내선번호를 전화를 걸고, 이후 통화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A씨 휴대폰으로 연결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학부모들 휴대폰을 확인해 본 결과 이 마저도 횟수는 수회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달 13일 문제가 있었던 학생과 학부모, A씨와 동료교사가 만난 자리 역시 20분 만에 원만하게 종료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폭언 의혹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폭언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을 위해 동료 교사와 학부모 등을 조사 중”이라고도 했다.
경찰은 또 당초 A씨가 원하지 않는 업무를 맡아 힘들어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 그가 1학년 담임과 나이스 업무를 맡은 것은 본인이 희망한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문서 자료와 복수의 동료 교사들 진술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과 관련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더 명확히 살펴 규명할 부분이 남아있다”며 “경찰 수사에 오해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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