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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점점 더 병들어 갔다” 스웨덴 스카우트의 새만금잼버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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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행사 준비로 전 세계의 지탄을 받은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지난 11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잼버리 행사 이후에도 외신을 통해 행사 과정의 불편 사항이 알려지며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가디언은 스웨덴 스카우트 부대장인 모아 매너스트롬(23)의 일기를 보도했다. 매너스트롬은 잼버리 개영식이 열린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장에 도착했고, 잼버리장 철수까지 약 6일간 더위와 열악한 위생 상태 등을 상세하게 일기에 기록했다.

매너스트롬은 일기를 통해 이번 잼버리 행사가 ‘엉망진창’인 상태로 진행됐고, 스카우트 대원들이 점점 지쳐가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었음에도 준비되지 않은 새만금 캠프

매너스트롬에 따르면, 스웨덴 스카우트는 개영식이 열린 3일 새만금 캠프에 도착했다.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었음에도 캠프는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다고 부대장은 기록했다.

그는 “비가 오면 물에 잠길 것이라는 뜻의 레드존을 배정받아 텐트를 설치할지 말지부터 고민했다”며 “(텐트도 치지 못한) 상태였는데 개영식 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한 시간이 걸렸으며 개영식 장소까지 가는데 폭 2m의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 때문에 정체가 벌어졌다. 군중에 대한 통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개영식이 끝난 후 새벽 2시에야 텐트 설치를 마쳤다. 그는 “매우 지치고 치열한 시작”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매너스트롬 부대장은 “텐트 안이 너무 뜨거워서 아침 7시 이후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라며 “대원 몇 명이 열사병에 걸리기 시작했다. 물이 부족했는데 수돗물은 염소 냄새가 나고 미지근했다”고 지적했다.

매너스트롬은 또 다른 문제로 음식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스웨덴 스카우트에는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대원이 몇 명 있었는데 이들에게는 글루텐이 없는 콘플레이크와 바나나가 반복적으로 제공됐다. 채식주의자들은 단백질 대체물 없이 국수만 나왔다.

잼버리 3일 차였던 5일에는 영국 스카우트가 철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캠프 전체가 뒤숭숭해졌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이 접착제처럼 달라붙어 참가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잼버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개입 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잼버리 야영지

영국 스카우트의 철수 이후에도 열악한 상황은 이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매너스트롬 부대장은 “스카우트는 점점 더 병들어갔고 그들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드는 게 급선무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매너스트롬 부대장은 화장실의 위생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청소년 화장실을 한번 이용한 적이 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더웠다”면서 “화장실을 나와 33도의 더위 속으로 들어갔을 때 오히려 안도감이 들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또 “대원들로부터 여자 화장실의 쓰레기통은 위생용품으로 넘쳐있고 남자 화장실 벽에는 대변이 묻어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회고했다.

미국 스카우트들도 떠난 6일부터는 한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화장실 상태가 개선되고 그늘막 텐트가 생기는 등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났다.하지만 의료 등 몇몇 부분에서는 여전히 상식 밖의 일들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청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변기가 막힌 화장실의 수가 훨씬 적어졌다”라면서도 “스카우트 중 한 명이 열사병으로 지쳐서 진료소를 갔다. 다리가 마비됐지만, 그들은 기침약과 수면제만 받아왔다”고 토로했다.

결국 지난 7일 태풍 카눈 북상으로 잼버리 야영지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 매너스트롬과 스웨덴 대원들은 다음날인 8일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매너스트롬은 야영지를 떠나며 “버스에 탄 스웨덴 대원들은 잼버리 참가 이후 처음 쐬는 에어컨 바람에 좋았다”면서도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우리가 떠날 때 그들은 매우 침울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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