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나고 기대돼요! 정말 완벽한 콘서트가 될 거예요!”
독일에서 온 클레르(16)와 친구들은 K팝 그룹 엔하이픈(ENHYPEN)의 노래를 들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중간중간 흥에 겨워 소리를 지르거나 춤을 추기도 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식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를 앞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는 4만여명의 세계 각지 스카우트 대원이 차례로 집결했다. 대원들의 얼굴은 K팝 스타들의 공연을 직접 보게 됐다는 기대로 잔뜩 상기돼 있었다.
클레르는 “나를 포함해 친구 중에 K팝 팬이 아주 많다. 잼버리 일정 중에 가장 기대되는 게 오늘 콘서트”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모로코에서 온 다드시(16)도 “평소에 BTS, 블랙핑크, 엑소를 좋아해서 K팝 콘서트가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간간이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대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후 2시부터 입장이 시작돼 콘서트가 시작하는 오후 7시까지는 여러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다들 밝은 표정이었다.
이날 폐영식에 이어 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11박 12일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원들은 잼버리 일정이 끝나는 데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캐나다에서 온 벤저민(15)은 “오늘로 잼버리 일정이 끝이 난다니 슬프다”면서도 “넓은 야영지에서 다른 나라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을 만난 건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 충격을 받았다. 한국식 바비큐에 빠져서 또 오고 싶다”며 웃었다.
모로코의 다드시는 “새만금 캠프에서 계속 머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긴 하다”면서도 “그것 때문에 한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을 만족시켜주려 노력해줘서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4만명이 넘는 대원들의 이동을 위해 관광버스 1천400여대가 동원되면서 월드컵경기장 사거리에는 버스들이 길게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자원봉사를 하러 온 시민들은 “잼버리 행사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영등포구에서 왔다는 이모(71)씨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5시간 동안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줄 간식 꾸러미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행사 장소가 갑자기 바뀌었으니 일손이 부족할 것 같기도 하고 행사가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즐겁게 지내다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월드컵경기장 외부에서 길 안내를 돕던 김미숙(58)씨와 이수영(58)씨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좀 더 나아졌으면 해서 오는 대원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려고 하고 있다”며 대원들에게 연신 손을 흔들었다.
일부 대원들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거나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한국식 ‘손하트’를 내밀기도 했다.
이 씨는 “잼버리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이미지가 실추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작은 힘이지만 보태서 아이들이 다시 우리나라를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오후 5시30분부터 폐영식을 한 뒤 오후 7시께부터 K팝 콘서트를 즐길 예정이다. 콘서트는 2시간 동안 진행되며 그룹 뉴진스, NCT드림, 있지(ITZY), 마마무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경찰청은 인파 관리를 위해 2천500여명으로 이뤄진 43개 기동대 부대를 동원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교통경찰 412명, 순찰차 30대를 배치해 주변 교통을 통제·관리하고 외국어 능통자 70여명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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