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도구 사용을 전제로 한 연인 간 성관계에서 콘돔을 쓰지 않은 남성을 두고 검찰과 법원이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최근 뉴스1은 입수한 공소장 내용을 공개하며 피임 도구 미착용으로 연인을 고소한 여성의 사연을 단독으로 전했다.
이 여성은 사귄 지 4일 만에 콘돔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남성에게 관계를 허락했다.
그러나 남성은 콘돔을 미착용한 상태로 관계를 시작했고, 여성의 경고와 저항에도 이를 제압한 뒤 관계를 이어갔다.
결국 여성은 남성을 강간 혐의로 고소했으며, 이를 두고 검찰과 법원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기소 처분했다.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협박, 폭력이 수반돼야 하는 데 관계 시작 후 여성의 저항을 제압한 남성의 행동이 폭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남성의 행동이) 관계 행위에서 동반되는 신체적인 압력”이라며 “여성이 성관계 자체에 동의한 가운데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것이 여성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에 (남성이)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여성은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 5월 여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강간죄 폭행이 피해자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의 내용, 정도는 물론 유형력의 행사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약속을 어기고 강제로 관계를 이어간 남성의 행위가 폭행 또는 협박 수준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법원이 공소 제기를 결정함에 따라 검찰은 남성을 지난 6월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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