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수저, 젓가락을 세척할 때 쓰는 수세미에 수십억마리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세미는 습기가 많고 음식 잔류물이 쌓여 있어 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10일(현지시간) 미 국립보건원(NIH) 등에 소개된 노르웨이 식품 연구기관 ‘노피마 연구팀’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세미 1개에 지구상 인류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포르투갈 가정 20곳, 노르웨이 가정 5곳에서 사용한 수세미와 브러시를 수거해 내부에 얼마나 많은 박테리아가 증식했는지 조사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수세미를 사용하지만, 노르웨이, 덴마크 등 두 나라에서는 수세미보다 브러시 사용 비중이 살짝 더 높다.
조사 결과 수세미, 브러시 모두 질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박테리아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식중독의 주원인이 되는 살모넬라,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에게는 감염 위험이 있는 모락셀라 오슬로엔시스 등의 미생물이 발견됐다.
주방 수세미는 환경상 습기에 계속 노출돼 있고, 내부에 음식 잔여물이 쌓이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증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다. 특히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수세미 세균 및 박테리아 번식이 절정에 달한다.
연구진은 “주방 수세미는 브러시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를 품고 있으며, 살모넬라나 다른 박테리아도 브러시보다는 수세미에서 더 잘 자란다”라고 했다. 수세미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트론드 뫼레트뤼 박사는 이와 관련해 “박테리아가 모두에게 해로운 건 아니지만, 살모넬라와 같은 해로운 박테리아는 손, 주방 표면 및 기구로 퍼져 사람들을 아프게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운영진이 ‘응용미생물학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세미를 아무리 자주 청소하고 헹구고 말리더라도 위생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세미를 최대한 청결하게 관리해도 박테리아 수는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위생을 고려할 때 수세미보다는 브러시 사용을 권장했다. 스펀지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1~2주에 한 번씩 주방 수세미를 교체할 것을 권했다.
또 표백제, 시초 등을 이용해 수세미를 세척하는 건 사용 기간은 늘릴 수 있으나 세균 번식을 살짝 지연하는 효과만 있으며, 수세미를 선택할 때는 두께가 얇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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