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기숙사에서 묵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어린 대원들과 함께 지내게 된 대학생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따뜻하게 이들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머물던 각국 잼버리 대원들은 임시 마련된 거처로 전원 이동, 호텔, 청소년수련원, 기업 연수원, 종교시설 등 전국 곳곳으로 흩어졌다.
참가 인원만 4만 명 가까이 되는 탓에 수많은 대원이 머물 곳은 턱 없이 부족했고, 이에 일부 대원들은 대학교 기숙사로 숙소를 배정받았다. 태풍 북상으로 갑작스럽게 야영지 철수를 결정하면서 부랴부랴 대체 장소를 구한 주최 측이 안정적인 숙박과 식사가 가능한 대학들에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장소와 달리 대학교 기숙사엔 이미 재학생들이 지내고 있던 터라, 양해를 구하지 않고 결정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며칠이긴 하지만 외국 국적의 낯선 이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는 데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태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학생들은 잼버리 대원들과의 동거에 금세 적응, 넓은 아량으로 이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대원들을 맞이한 기숙사생들 후기가 온라인에 속속들이 올라왔는데, 여럿을 흐뭇하게 했다.
‘잼버리 기숙사 근황’이라는 제목을 달고 인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후기를 보면 학생들은 각자만의 방법으로 대원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었다.
한 익명의 대학생은 “(대원이 기숙사에 들어온 뒤) 처음에 분위기가 어색해서 가수 원더걸스, 싸이, 블랙핑크, BTS(방탄소년단) 노래 틀어 주면서 ‘코리아 넘버원’ 주입 콘셉트를 잡았더니 10살 어린 대원이 숨넘어가도록 웃더라”라고 전했다.
한 학생은 “우리 방 친구는 15살이다. 앉혀두고 과자랑 탄산음료를 줬다”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내 방에 귀여운 잼버리 아기가 한 명 들어왔다. 내일 저녁에 같이 빙수 먹자고 해야겠다. 혼자 먹기엔 양 때문에 엄두가 안 났는데, 밤마다 K-배달 음식 오마카세로 확대할 것”이라며 “야식으로 살찌워서 보내겠다”고 말했다.
외부 활동에 나가 숙소에 돌아오지 않은 대원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학생도 있었고, 그 와중에 “왜 내 방엔 선생님이 오셨냐?”며 지도자가 배정돼 당황스럽다는 글도 있어 여럿의 웃음을 자아냈다.
준비 미흡, 운영 미숙 논란을 겪은 올해 잼버리 행사는 12일 공식적으로 마무리된다.
이에 앞서 오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과 폐영 행사 중 하나인 K팝 콘서트가 열린다. 이후 각국 스카우트단 일정에 맞춰 귀국, 대원들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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