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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륙한 태풍 ‘카눈’에 극한호우도…’지하공간 참사’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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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수직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남부지역에 상륙한 가운데 지난 폭우로 인명 피해가 났던 지하공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하차도와 지하 주차장 등 지하공간은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물이 차오르기 쉽고, 대피 장소도 제한적이라 피해가 커질 위험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했다. 카눈은 북진하면서 경상 서부와 충북, 경기 동부를 지나 오는 11일 새벽 북한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태풍 카눈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오전 9시 현재 경상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 강원영동에는 시간당 10~30㎜씩 비가 쏟아지고 있다.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 등 일부 지역에는 극한호우도 예상된다. 극한호우는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내렸을 때를 말한다.

특히 카눈의 이동속도가 시속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속도가 느린 만큼 한반도에 오래 머무르면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지하공간에서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지하 주차장, 지하차도 등은 지대가 낮아 폭우 시 물이 빠르게 차오른다. 인근 지천이 범람할 경우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태풍 힌남노가 휩쓴 지난해 9월 경북 포항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차량을 이동시키기 위해 나왔던 주민 7명이 숨졌다. 인근 냉천에서 범람한 물이 지하 주차장으로 쏟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14명이 숨진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도 미호천 임시제방 붕괴였다. 지난달 15일 미호천교의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t의 물이 들이쳤고, 지하차도는 3분 만에 물로 가득 찼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지하공간에서 유사한 침수 참사가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근 지천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천이 범람했을 때 지천 옆에 있는 지하공간은 갑자기 하천물이 들어와서 궁평지하차도 같은 사건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이런 지천들은 한 네 시간에서 다섯 시간이면 금방 물이 차서 범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지천 옆에 계시는 분들은 지천 하수위를 유의하고 지하공간은 절대로 이용하시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현재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선 지역에서는 지하차도에서의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8시 기준 시간당 40~60㎜의 비가 내리는 경남 창원시에서는 지하차도 20곳의 통행이 금지됐고, 경북 포항시도 상도지하차도와 뱃머리지하차도 등 일부 지하차도를 통제했다.

2020년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3명이 숨지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던 부산 역시 초량제1지하차도를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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