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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뚜껑 열어 변 있는지 확인하라” 잼버리 동원에 뿔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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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에서 열린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미흡한 행사 준비로 연일 논란인 가운데, 인근 지자체 공무원을 푸세식 화장실 청소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북지역 공무원 노조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지문이 게시됐다. 공지에 따르면 잼버리 행사 지원에 동원된 전북지역 14개 시군 공무원들은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이 없을 시 보이콧을 예고했다.

공지에는 “뜨거운 날씨,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현장 파견 근무를 해야 하는 조합원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직위원회 책임자를 만나 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책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제가 본 현장은 한마디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어제 도에서 긴급히 긴히 도청, 부안, 김제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화장실 청소를 하려 했었지만, 노동조합에서 강력히 항의하여 취소됐다”며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닌 일명 푸세식(재래식) 화장실이었다. “11개국에서 온 외국 청소년들의 눈에는 아프리카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비위생적인 화장실로 인해 망신을 산 바 있다. 당초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화장실 청소 체크리스트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 ‘변기에 누렇게 낀 때를 제거하라’ 등의 항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부터 잼버리 대회장을 찾아 직접 현장을 챙긴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저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때 화장실 청소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도 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또 조직위 측에 ‘직원 휴게공간 없음(알아서 그늘 찾아 쉬어야 함)’, ‘사전 협의된 업무와 다른 일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 ‘웰컴센터에서 업무 현장까지 도보 이동(본인 차량 이동 금지, 도보로 40분 걸린 직원도 있었음), ‘조직위 관리자 간 업무분장으로 자주 다투거나 혼선 발생’, ‘원활한 식사 불가’ 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이 내일(6일)까지 없을 경우 7일부터 전북 14개 시·군 모두 보이콧하겠다고 전달하고 왔다”며 “추후 진행 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북지역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공유되면서 공무원들의 노고가 전해지기도 했다.

공문에는 “잼버리 부지 내 정비 인원 부족으로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의 이용 시설이 열악한 상태”라며 “시설 확인 및 정비할 수 있도록 각 시군에 아래와 같이 인력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원 요청 인력은 전주·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 등 지역에서 각 100명씩 총 600명으로 나타나 있다.

현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동원을) 보이콧한 건 14개 시·군 직원들이고, 도청 직원들은 지금도 새벽 4시 반~오후 2시 조, 오후 2시~밤 11시 근무 조를 짜서 아직도 화장실 상태 체크하러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잼버리 조직위 집계에 따르면 화장실·샤워장 청소 인력은 기존 70명에서 894명까지 늘렸고, 청소 횟수도 확대했다. 이동식 화장실은 62동이 추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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