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관광프로그램 제공 지시에 스카우트들 참여 전망
“이 기회에 관광지 알리자”…지자체들, 숙소·관광코스 마련에 동분서주
조계종 170여개 사찰 개방…문체부·관광공사, 프로그램 마련 분주
(전국종합=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의 일부 참가국 스카우트들이 서울, 평택, 대전 등으로 향하는 가운데 이들 등을 위한 관광 지원책 마련에 민간과 지자체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고,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모든 스카우트 학생에게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전국의 지자체들은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과 지원책 등을 통해 스카우트들을 지역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민간도 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 부산시, 발바쁘르게 나서…다른 지자체들도 ‘손님맞이’ 동분서주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참가자를 위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는 부산시가 가장 적극적이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대회 참가자 1만명 정도가 머물 숙소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새만금을 떠난 일부 국가 스카우트들이나, 잔류 스카우트들 중에서도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부산시는 이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해운대와 태종대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관광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산관광공사는 지난달 25일 부산을 먼저 찾은 스웨덴 참가자 1천701명과 멕시코 참가자 401명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후보도시 부산을 홍보했다.
서울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는 잼버리 행사 진행의 어려움을 감지하고 전날부터 대회장을 이탈한 잼버리 대원들이 묵을 숙소와 이들이 즐길 프로그램 마련에 나섰다.
서울에는 한강 페스티벌과 같은 여름 축제가 다수 열리는 만큼, 잼버리 대원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축제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많은 잼버리 대원이 축제에 참여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대회 참석에 앞서 각국의 대원들이 방문했거나, 특정 국가와 관련이 있는 도시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덴마크 스카우트 대원들이 세계잼버리 대회 참가에 앞서 머물렀던 속초시는 스카우트들을 위한 관광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다.
덴마크 대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4박 5일간 설악동에 캠프를 차리고 숙박하면서 소규모 팀 단위로 설악산과 속초시 대표 명소를 둘러봤다.
국내 대표 명산인 설악산에 올라 산수화처럼 펼쳐진 풍광을 만끽하고,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다양한 음식도 체험했다.
당시 속초시와 설악동 번영회는 대대적인 환영 행사 등을 통해 덴마크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속초시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각국의 대원들에게 산과 바다를 품은 매력적인 속초시의 이미지를 전달해 다시 찾아오고 싶은 대한민국의 관광도시로 알려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김영환 지사가 주재하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회 참가자들을 맞을 대책을 논의했다.
도는 스카우트들이 충북으로 오면 도 산하 연수원, 대학 기숙사, 호텔 등에 분산 배치한 뒤 5박 6일간 청주, 보은, 충주, 단양 등 도내 전역을 관광하는 프로그램 진행을 구상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스카우트 참가자들의 배정이 확정되면 좋은 관광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충북에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경주시를 포함해 각 시·군의 대표적인 역사 유적지를 중심으로 관광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경주에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보문관광단지, 대릉원 등 천년 역사를 지닌 신라시대를 느낄 수 있는 유적지들이 있다.
신라시대 천문관측소인 첨성대를 비롯해 불국사 다보탑과 삼층석탑 등 다양한 국보도 만날 수 있다.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원 62명(청소년 40명)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수용키로 했다.
대전에 있는 공사 인재개발원에 묵으며 대청댐 물 종합상황실 등을 견학하고, 대전시와 협조해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0시 축제’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조계종, 전국 170여개 사찰 개방…문체부·관광공사, 프로그램 마련 분주
문제는 올여름 피서 절정 시기와 맞물리면서 많은 스카우트 대원이 몰릴 경우 이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170여개 사찰 시설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협조 요청이 있으면 전국 24개 교구 본사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약 147개 사찰 및 종단이 직영하는 한국문화연수원 등에서 잼버리 참가자가 야영이나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청소년들이 남은 기간 보다 편안하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조계종은 잼버리 기간 전북 김제시 금산사, 고창군 선운사, 부안군 내소사에서 합계 약 9천명 규모의 참가자를 수용해 영외 체험활동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진행 중인데, 폭염으로 겪는 부담을 줄이도록 이처럼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잼버리 자체가 자연 속에서의 야영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사찰 내 부지를 야영지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공사와 협업해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이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 모여 긴급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잼버리 현장에서 200㎞ 안에 있는 지역의 관광유적지, 관광코스 등을 모아 문체부, 조직위와 공유했다”며 “지역관광공사에 의뢰해서 추천할만한 코스를 취합하는 등 실무과정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태·조정호·박세진·박주영·최은지·차민지·이세원·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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