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 1년 내내 이어질 기세…아동·청소년 환자 특히 많아
독감 아닌 감기 유행도 계속…입원환자수 작년 2배 넘어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연일 찌는 듯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통상 겨울·봄 기승을 부리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독감이 아닌 바이러스성 감기 유행도 계속 심하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도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기온이 높지만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5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0주차(7월 23~29일) 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15.0명이었다.
직전주(29주차) 17.3명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2022~2023년 절기 유행기준인 4.9명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독감 환자는 봄을 지나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유행의 꼬리가 유독 길고 두껍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할 때 마스크 착용과 활동량 감소로 독감 유행이 없었는데, 이로 인해 한동안 감염으로 인한 자연면역 획득이 적었던 것이 올해 유독 긴 유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절기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올해 8주차(2월 19~25일) 11.6명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증가해 20주차(5월 14~20일)와 21주차(5월 21∼27일) 각각 25.7명까지 늘었다. 이후에는 10명대 중후반~20명대 초반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독감 유행은 취학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특히 심한 편이다. 30주차 연령대별 의사환자 분율을 보면 7~12세가 29.7명, 13~18세가 29.0명으로 단연 높았고, 1~6세는 15.0명, 19~49세는 18.0명이었다. 50~64세와 66세 이상은 각각 9.4명과 6.2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콧물, 두통, 가래, 인후통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호흡기감염증의 유행도 여전히 크다.
30주차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HPIV) 등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수는 1천604명으로 직전주인 29주차(1천677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그 전주인 28주차(1천537명)보다는 많았다.
입원 환자수는 작년 30주차에는 670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2배 이상 많다.
눈곱이 생기고 결막염이 동반되기도 하는 아데노바이러스 입원환자가 특히 26주차(6월25일~7월1일)부터 영유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환자의 87.1%는 1~6세에 집중돼 있다.
상하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입원환자 역시 27주차(7월 2~8일)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도 심상치 않다. 신규 확진자수는 7월 넷째주까지 5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2일 확진자 규모가 이달 중순 하루 7만6천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달 말 “밀폐·밀집한 장소나 인구이동으로 사람간 접촉이 늘어나는 여름철 휴가지 등에서는 외출 전·후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기침 예절,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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