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노년층’ 지지율 낮은데
김은경 발언 이후 첫 여론조사서
민주 70세 지지율 17%→11%↓
국힘 파상공세…이재명까지 압박
전통적으로 ‘노년층’ 지지율이 낮은 더불어민주당이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후폭풍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낮은 70세 이상 연령층 지지율이 더욱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함께 묶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2%, 민주당은 23%를 기록했다.
2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2%p 올랐고, 민주당은 동일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또는 “모른다”고 답한 무당층은 37%로 직전 조사(38%)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다.
눈에 띄는 결과는 70세 이상에서 나타났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간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표결을 하느냐”며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본인 자녀의 발언을 두고 “합리적”이라고 해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조사에서 70세 이상 연령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전 17%에서 6%p 하락한 11%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59%에서 56%로 오차범위 내인 3%p 하락했다. 무당층 지지율은 18%에서 26%로 8%p 상승했다. 단순 계산하면 민주당에 실망했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표가 무당층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진보정당은 전통적으로 6070 노년층 지지율이 낮았다. 13대 대선부터 20대 대선까지 대체로 노년층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대 대선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70대 이상 유권자의 28.5%는 이재명 대표를, 69.9%는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다.
김 위원장의 이번 ‘노인 비하’ 발언은 가뜩이나 노년층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진보정당 지지율을 더욱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3일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첫 공식 사과했다. 물의를 일으킨 지 나흘 만이다. 이후 여론조사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백드롭을 ‘민주당의 혁신=현대판 고려장’으로 교체했다.
베트남 출장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사과에 대해 “할리우드 액션으로 국민을 눈속임할 수 있다는 그 오만이 놀랍다”고 비꼬았다.
그는 ‘민주당 혁신위는 패륜위원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마지못해 사과하는 시늉을 한들 단지 말뿐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 혁신위원장 자리에 꿀이 발린 건지 모르겠지만, 좋긴 좋은가보다. 하기야 ‘철없는 교수’ 자리를 하루빨리 내던지고 이재명 대표의 ‘차도살인’에 공을 세우면 차기 국회의원 자리를 꿰찰 수 있을 터이니, 절세(絶世)의 처세술로 그동안 절묘한 줄서기를 해왔던 능력을 발휘할 찬스를 놓치기 싫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를 겨냥해선 “참으로 기괴한 일은 이 대표가 잠수를 탔다는 사실이다. 삼고초려 끝에 초빙해 온 보물 같은 인물이 이렇게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계신데 이 대표는 오불관언”이라며 “상대방의 작은 티끌에도 징계·파면·윤리위 회부·탄핵을 부르짖던 그 호기로움은 어디로 사라졌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 같으면 이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벌써 중징계를 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상대 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반면교사 삼아 도덕 기준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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