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 부지에서 개최된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축제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잼버리에 참가한 학생의 학부모는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진행 미흡이 드러난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가 잼버리에 참가했다는 학부모 A씨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아이가)통화에서 엄청 많이 지쳐 있더라”며 “저도 실시간으로 (전날 개영식) 방송을 계속 봤는데 정말 진행이 미흡했다. 뒤에 앉은 사람은 (무대가) 보이지도 않겠더라”고 했다.
개영식 진행 과정에서 아이들이 지쳐있었는데도 ‘보여주기식 행사’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낮에 체감온도가 40도였다. 어떤 애들은 탈수로 병원에 갔다 온 애들도 있는데 이 재미없는 행사에서 가장 쇼킹했던 것은 내외빈 입장하는데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큰 박수 부탁(한다)’ (라고 요청했다) 저는 진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그렇게 힘든데 도열을 왜 하는 거냐”며 “애들이 잔디에서 벌레하고 싸우고 있는데 무려 25분간 알파벳순으로 입장 나라들을 다 호명하는데 도대체 리허설을 한 건지 모르겠고 애들은 완전히 지쳐 있었다. 그런데 희한한 건 카메라가 춤추는 애들만 비추더라. 너무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참가자들이 폭염 때문에 힘든 것도 있지만 위생적이지 않은 시설과 행사 일정 등 공지가 제대로 안 된 점도 문제라고 했다. A씨는 “먹을 거, 음료수, 화장실, 샤워실 이런 게 다 문제라는 것”이라며 “문제가 아닌 게 하나도 없고, 이 정도면 직무유기 같다. 정말 하나하나 얘기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끝이 없다”고 비판했다.
A씨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비상상황이 되면 애들이 전화해야 하고, 부모한테 연락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매뉴얼도 안내가 없었다”며 “119에 전화해서 종합상황실 번호 찾아서 전화해서 잼버리 병원에 전화하는, 단계를 거쳐서 힘들게 찾아가는 상황이라면 비상 대책이 아무것도 없는 거고 중앙통제를 하나도 못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 한국 학생이 아닌 외국 학생 참가자라면 더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고가 터지고 문제 분석할 게 아니라 문제를 예방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전기를 통해서 시원한 물과 환경이 제공돼야 하고, 텐트에 에어컨이 아니라 선풍기라도 돌렸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애들이 휴대전화 충전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사고 나서 책임 물을 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 투자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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