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서 집단 식중독 의심 사태가 터졌다.
지난달 말부터 일부 수용자가 설사·복통 등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이들이 최근 식중독 의심 증세를 호소해 보건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섰다고 법무부가 3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구치소 측은 일부 수용자의 증세를 파악, “식중독이 발생한 것 같다”고 의왕시보건소에 통보하고 수용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끔 했다.
이에 보건소 측은 유증상 수용자를 상대로 간이 검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구치소에서 사용된 급식 집기류와 부식물 등에 대한 정밀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9일 일부 수용자에게서 처음 증상이 발현된 만큼, 전날 저녁 식사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덜 익은 생선이나 급식 집기류를 통해 식중독균이 유입된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현재 취사장에서 근무하는 유증상자를 격리 조처하고, 정확한 환자 수를 파악하고 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안을 보고받은 즉시 신속하게 원인 파악·대응을 지시했다”며 “지난달 31일에는 한 장관이 서울구치소에 방문해 대응 상황 등을 직접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과 협력해 전국 교도소, 구치소, 소년원 등에 ‘식중독 예방 진단·현장 점검’을 실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상황관리를 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인 2일 SBS는 단독 보도를 통해 서울구치소 일부 수용자에게서 ‘장염 비브리오’가 검출, 구치소 내 집단 식중독 의심 사태가 터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수용자는 며칠 전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식중독 증세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가 배우자에게 보낸 편지에는 “머리가 아프고 설사·복통 증세를 보이는데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 “좁은 곳에서 고문이 따로 없다”, “의무실에 자리가 없는지 수용실에서 수액을 맞는 사람들도 있다”, “이 편지를 쓰는 동안에도 화장실을 30~40번 다녀왔다”는 둥 내용이 담겨 있었다.
SBS 측은 지난달 29일부터 사나흘 간 복통, 설사, 고열, 두통 등 식중독 의심 증세를 호소한 서울구치소 수용자는 100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이외에 수용자들이 있는 방이 습기로 가득하고, 선풍기도 켜졌다 꺼졌다 하는 탓에 온열질환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측은 “식중독 환자 수는 현재 역학 조사 중이며, 비브리오균이 검출됐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수용거실 내 선풍기는 화재 예방 등을 위해 50분간 가동하고 10분 정지하는 방식으로 24시간 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구치소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1심, 항소심 미결수용자와 경비처우급(S2급)인 형기 5년 이하의 수형자를 동시에 수용·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용인원을 관리하는 구치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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