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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결국 세번째 기소…美 대선 앞두고 최대변수로 떠올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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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결과를 뒤집으려 시도한 것과 관련해 1일(현지시간) 기소됐다.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 번째로 기소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그의 향후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특검 “사실 인지하고도 거짓말”…공모자 6인도 기재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연방 대배심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4개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를 결정했다. 기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이라는 공식 절차를 방해하려고 시도했고 투표권과 투표가 집계되지 못하도록 모의하는 등의 행위로 미국을 사취하고 미국인의 투표권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기소 이유가 기재됐다.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의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기소장에서 “2020년 11월 3일 선거일 이후 2개월 이상 피고인이 거짓말을 지속해서 함으로써 선거와 관련한 결과에 영향을 주는 사기 행위가 있었고 바로 자신이 실제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주장은 잘못됐으며 피고인도 잘못됐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고의로 거짓 주장을 합법적으로 보이고 불신과 분노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선거 관리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무너트리기 위해 그러한 정보를 퍼트렸다”고 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쏟아내는 동안 측근이나 정부 관료들이 그에게 사실관계를 계속해서 일깨워주려고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외면하려 했다고 스미스 특검은 덧붙였다.

연방 검찰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자행한 의회 난입과 만연한 대선 사기 주장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관성이 있는지를 오랜 기간 수사해 왔다. 스미스 특검은 의회 난입 사태를 전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일찌감치 모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측근들을 차례로 소환하며 수사의 그물망을 좁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미스 특검은 기소장 공개 이후 기자들과 만나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었다”며 “이를 부채질한 것이 피고인의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기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이외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6명의 공모자 역시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외신들은 기소장 내용을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였던 루디 줄리아니, 또 다른 변호사인 존 이스트먼과 시드니 파월, 전직 법무부 공무원인 제프리 클라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변호사 케네스 체세브로 등 5명이 공모자로 보인다고 전했다.

◆ 트럼프 “정치 박해” 주장…외신 “미 역사상 보기 드문 순간”

이번 기소 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스미스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서둘러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가 모은 증거들이 법원에서 검증받고 시민 배심원단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불법 유출 및 보관을 비롯해 연방 법률 위반으로 모두 세 차례 기소됐다.

그는 지난 6월 기밀 정보의 유출 및 불법 보유, 수사 대상 문건 은닉, 허위 진술 등 37건의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연방 법원에 기소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초다. 이와는 별개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 뉴욕검찰에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러한 사법 리스크는 지지 세력을 하나로 규합하는 사건이 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 기소는 민주주의 수호 문제와 결부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변수로 평가된다.

당장 공화당 내에서 뚜렷한 대안 후보가 없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지지가 압도적인 만큼 그가 내년 대선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재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더 굳어지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유권자 132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27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자가 각각 43%로 동률로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기소 이후 성명을 통해 이번 기소가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자신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 표적 기소이자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소 시점도 1·6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현시점에 이뤄진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스미스 특검이 이날 오후 5시 자신을 기소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미 백악관은 이번 기소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거부했으며, 이언 샘스 백악관 대변인이 “독립적으로 범죄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법무부에 맡기겠다”는 간단한 입장만 내놨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내년 공화당 대선 후보 유력 주자인 그가 앞으로 수개월간 법원 심리와 범죄 재판을 정치 유세와 병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NYT는 재선에 도전하는 전직 대통령이 정부 권력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전복하고 유권자의 의사에 반해 대통령직을 유지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역사에 보기 드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향후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내년 미국 대선 판도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최대 형량보다는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혐의와 관련해 기소 또는 형 복역 중 대선 출마나 취임을 금지하는 내용은 미 헌법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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