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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저승사자’ 가상자산합수단 A to Z…600만 투자자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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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와 신속한 범죄 수사를 위해 7개 수사·금융기관이 협력하는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부장검사)이 지난 26일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됐다. 2014년 처음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등장한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이용자는 627만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관련 범죄를 막아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번에 출범한 합수단은 일단 ‘별동대’에 가깝다. 정식 직제가 아닌 비직제 조직으로 출범했다. 향후 수사 성과를 내고 상시 운영 필요성을 인정받으면 최근 서울남부지검의 직제 조직으로 편성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처럼 정식 직제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상자산 전문 인력이 대거 투입된 만큼 앞으로 합수단의 행보는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합수단 조직 구성과 참여기관 협력 분야, 주요 수사 대상 등도 관심사다.

조사팀·수사팀, 전문성 강화한 인력 구성

총 30여 명 규모인 합수단은 조사·분석팀과 수사팀으로 구성됐다. 기존 금융·증권범죄 사건에서의 조사, 수사 체계를 따온 것이다. 자본시장 관련 수사는 시장감시·심리→조사→검찰 고발·통보→수사로 이어지는 협력체제를 갖췄다. 7개 기관 인력들로 합수단을 구성함으로써 분석, 추적, 수사 등 모든 절차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전문 인력끼리 신속히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먼저 조사·분석팀은 국세청, 관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 6개 기관 전문인력으로 구성됐다. 각 기관에서 가상자산 업무를 담당했거나 자본시장 관련 수사 협력 경험이 있는 인력들이 합수단으로 파견된다. 이들은 주로 ▲세무 및 관세·기업공시 자료를 통한 가상자산 발행·유통업체 분석 ▲가상자산 관련 이상·의심거래 분석 ▲가상자산 블록체인 추적·분석 진행 등의 업무를 맡는다.

수사팀은 조사·분석팀의 자료를 토대로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 및 기소 ▲공소유지 ▲범죄수익 환수 ▲제도 개선 건의 등을 맡는다. 특히 범죄수익환수 전담팀의 검사가 합수단과 협업해 수사 초기부터 몰수·추징 보전에 나서 판결 확정 후 보전재산 강제집행을 통해 철저하게 범죄수익을 환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합수단을 총괄하는 초대 단장 이정렬 부장검사가 금융·증권범죄 수사에 일가견이 있듯, 수사팀 역시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 6명과 검찰수사관으로 구성됐다. 이 부장검사는 2021년 대검찰청에 선정되는 증권·금융분야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받았다. 2017년에는 금감원에 파견돼 법률자문관을 맡았다.

수사팀을 구성하는 검사 6명 중에는 기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 내 가상자산 비리 수사팀에서 이동한 기노성 부부장검사 등 3명의 검사도 포함됐다. 금융조사1부는 최근 ‘코인원 상장 비리’에 대한 수사로 상장 브로커 2명과 코인원 임직원 2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부산지검에서 김태겸 검사, 서울동부지검에서 이선기 검사가 각각 합수단에 합류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국민은 여러 기관이 칸막이를 없애고 힘을 합쳐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기를 요구한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한 만큼 합수단과 관련 기관 간 협업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1일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열고 수사기관과의 공조 강화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들어온 신고 중 유의미한 사건은 합수단에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IU 또한 그간 가상자산 관련 의심 거래를 수사기관에 보내왔는데, 합수단 출범으로 수사 연계가 더욱 빨라지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가 맡은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 보유 논란 수사 출발점 역시 FIU의 이상 거래 판단이었다. 이윤수 FIU 원장은 “FIU 내 가상자산 전략분석팀 운영을 통해 가상자산 범죄 관련 정보 분석을 강화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신속히 제공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주요 범죄 유형을 감안해 중점적으로 검사해야 할 항목을 미리 (합수단에)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1호 사건, 델리오 등 3건…부실·불량코인 뜯어본다

합수단이 출범 직후 맡은 세 건의 사건은 기존 금융조사1부에서 진행하고 있던 델리오·하루인베스트, 피카코인, 위믹스코인 사건이다. 세 사건 모두 초기 수사 단계의 가상자산 관련 사건으로 합수단이 이전받아 진행한다.

델리오·하루인베스트는 높은 이자율을 약속하면서 코인 예치사업을 진행하다가 지난달 돌연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해 논란이 됐다. 델리오와 하루인베스트 투자자들은 입출금 중단 이후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회사 경영진을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 14일과 18일 각각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피카프로젝트는 고가의 미술품 조각투자 방식으로 공동 소유한다며 피카코인을 발행하고 허위 홍보, 인위적인 시세조종(MM·Market Making)으로 코인 가격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공동대표 송모씨(23)와 성모씨(44)를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 발행 과정에서 공시한 물량보다 많은 양의 코인이 유통돼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위믹스는 유통량 문제로 작년 말 업비트, 빗썸 등 코인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거래지원 종료) 됐다. 위믹스 투자자 20여명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를 수사해달라고 5월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위메이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위믹스 코인은 거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해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매입한 코인이기도 하다.

1호 사건 수사와 함께 합수단은 앞으로 부실·불량 가상자산을 직접 겨냥한다. FIU의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2022년 2년간 상장폐지된 가상자산은 1053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가상자산은 1010개다. 지난해 국내에 유통된 625개 가상자산 중 상장 거래소에서만 거래가 가능한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389개(62.3%)였으며 이 중에서도 시가총액 1억원 이하의 부실 가상자산은 132개에 달했다. 합수단은 단기간 내 상장폐지되거나 가격 변동성이 큰 종목 등을 선별해 상장 청탁 업체나 뒷돈을 수수한 거래소 관련자가 있는지, 인위적 시세조종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혐의가 포착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관련 신종범죄도 합수단의 집중 수사 대상이다. 발행·상장·유통 등 과정 전반에 범죄가 의심되는 거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66건에 불과하던 의심거래는 지난해 900건, 올해 943건으로 1년6개월간 14배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우회상장, 시세조종, 불법 환치기, 코인 다단계, 탈세,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자금세탁 등 가상자산이 중심이 되는 범죄들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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