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인기 침투 이후 소요 제기…’소프트 킬’ 방식으로 적 무인기 무력화
북, 열병식서 무인정찰기 ‘샛별-4형’·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 과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북한이 신형 무인정찰기와 공격형 무인기를 새로 개발해 시험비행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군이 점증하는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헬기 장착용 드론건을 도입한다.
지난 연말 북한의 무인기 침투 당시 육군 헬기가 기관총을 사격했지만 격추에 실패한 이후 헬기에 장착하는 드론건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내 방산·일반 업체를 대상으로 ‘휴대용 드론건 사업’ 예비 설명회를 개최한다.
30일 방사청에 따르면 ‘휴대용 드론건’ 사업은 무인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안티 드론건’을 헬기에 장착하는 사업이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무기 체계를 구매할 예정이다. 군이 드론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무인기를 잡는 방법은 크게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무력화에 중점을 둔 ‘소프트 킬'(Soft Kill)로 나뉜다.
이번에 도입하는 헬기 장착용 드론건은 무인기가 수신하는 GPS 신호와 지상에서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 발신하는 조종신호를 교란해 무력화하는 소프트 킬 방식을 사용한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군은 북한 무인기를 추적하면서 코브라 공격헬기의 20㎜ 기관포로 한 차례 100여 발 사격을 가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또 북한으로 돌아가는 무인기를 프로펠러 항공기인 KA-1 경공격기로 추격하면서 사격할 기회가 있었으나 민간 피해를 우려해 결국 사격하지 못했다.
제트 전투기는 저속으로 비행하는 소형 무인기나 드론을 격추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빨라 임무 수행이 불가능했고, 비교적 속도가 느린 헬기와 프로펠러 항공기가 출격했지만 민간 피해를 우려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부수적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무인기를 공격할 수 있는 비물리적 수단, 즉 ‘소프트 킬’ 방식 무기체계의 도입 필요성이 커졌다.
군은 무인기 침투 직후인 지난해 12월 29일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면서 500MD 헬기에 드론건을 장착하고 타격하는 절차를 숙달했다.
당시 사용한 드론건은 정식으로 전력화된 장비가 아니라 시험용으로 들여온 것으로, 군은 훈련 뒤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요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헬기 장착용 드론건 개발을 상당히 진행한 상태로, 구매 계약이 체결되면 전력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6일 무기전시회와 27일 열린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 등에서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을 선보였다.
둘은 각각 미국의 ‘RQ-4 글로벌호크’와 ‘MQ-9 리퍼’과 외형이 판박이고 명칭에 들어간 숫자까지 동일해 미국 무인기를 ‘복제’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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