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싫다”며 산 속 캠핑장 생활을 이어가던 일가족 3명이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거니슨 카운티 보안관실 등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57분 미국 로키산맥 소재 골드크릭 캠핑장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이 “사람 시신을 발견했다”며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미 심하게 부패가 진행중인 시신 1구를 확인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수사관들이 현장 인근에서 부패한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거니슨 카운티 검시관 측에 따르면 조사 결과 시신 3구의 신원은 모두 일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신원은 42살 어머니 레베카 밴스, 밴스의 14세 아들, 밴스의 여동생 41살 크리스틴 밴스로 확인됐다.
카운티 검시관은 일가족 3명 모두 콜로라도 스프링스 출신이라고 밝혔다. 또 텐트 안에서 통조림 등의 음식을 먹으며 연명하다가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 혹은 영양실조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이 머무르던 곳에서 발견된 유일한 음식은 라면 한 봉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캠핑장 역시 해발 2900m 지점에 있어 예년보다 훨씬 많이 눈이 내린 지역에 속한다.
사망한 밴스 자매의 이복 자매인 트레발라 자라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망한 일가족이 “지난 몇 년간 세상의 상황에 낙담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트레발라에 따르면 일가족은 지난해 7월 “영원히 산 속에서 살겠다”며 캠핑장으로 떠났다. 자신과 남편이 이들에게 RV 자동차, 발전기를 제공할 테니 전기를 사용하라고 권했지만 이들은 거부했다고 전해졌다.
또 “레베카는 세상을 두려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그런 인식이 더 심해졌고, 자연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것 같다”고 트레발라는 전했다.
트레발라는 “동생 크리스틴은 처음에는 함께 할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들(언니, 조카)과 함께 있으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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