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3.7.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골프를 쳐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수위가 이르면 오늘(26일) 결정된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소명 절차를 진행한다. 홍 시장은 24일부터 3일째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 수해 현장에서 공무원들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홍 시장은 자원봉사 장소나 시간 등을 언론에 알리지 않고, 봉사 현장에서도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사과의 진정성’을 징계 양정에 포함하겠다는 윤리위의 방침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 측은 이날 직접 윤리위에 출석해서 소명할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윤 국민의힘 윤리위원은 지난 20일 윤리위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과하지 않는 분과 (비교해) 하는 분은 분명히 양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과에만 그치지 않고 피해 가족들과 유족들, 수재민들에게 앞으로 진정성있는 모습 보인다면 좀 더 양정에 도움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 대구 팔공CC에서 1시간 가량 골프를 치다 비가 내려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구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홍 시장의 골프장 방문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대됐다. 홍 시장은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자연스럽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골프는)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홍 시장은 지난 19일 대구시청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치입문 27년만에 처음 공개 사과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홍 시장이 윤리위의 징계절차 개시 결정 직후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과하지욕'(跨下之辱·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이란 문구를 적었다 8시간만에 지우면서 뒷말을 남겼다. 당장 홍 시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나왔다.
윤리위는 홍 시장의 지금까지 행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 측은 “봉사활동도 참작된다”며 “사과와 수해 봉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당원권 정지 3~6개월 전망이 나온다. 제명까진 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기존 징계 사례들을 봤을 때 경고로 그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올해 태영호 의원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지만 당원권 정지 3개월을 받았고 홍문종 전 의원은 2006년 ‘수해 골프’로 제명됐다.
홍시장이 TK 지역 공천에 목소리를 낼 수 없게 하려면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도전하는 당안팎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지방자치단체장인 만큼 당원권 정지 등을 통한 징계 실익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여전히 지역정가에 영향력이 큰 홍 시장의 반발만 살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달 21일부터 28일까지를 ‘전 당원 봉사활동 주간’으로 지정하고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수해복구를 연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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