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분식점에 올라온 혹평 리뷰에 노부부가 직접 남긴 답글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배달 앱 리뷰 보는데 사장님이 연세 있어 보이면 마음 아프다’며 한 분식집의 리뷰와 답글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분식집은 서울 노량진에서 노부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에 따르면 해당 분식집의 리뷰란에는 약 5개월 전부터 불만이 담긴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물냉면을 주문한 한 손님은 “냉면 먹고 싶어서 시켰는데 냉면에 물이 없고 면을 다 불었다. 실망이 너무 크다”며 혹평과 함께 별점 2개를 남겼다.
이에 사장은 키보드를 치는 것이 서툰 듯 틀린 맞춤법으로 “너무 좨송합니다. 다음엔 육수 만이 드릴개요. 너무너무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재가 원하시는 매뉴 하나 더 드리고 싶은대, 다음에 혹시라도 주문 주시면 냉면 얘기 꼭 하새요. 그래야 재가 기역하니까요. 너무 좨송햇읍니다”라고 답글을 하나 더 남겼다.
또 김밥과 잔치국수를 주문한 다른 손님이 “휴 ㅜㅜ”라는 반응과 함께 별점 1개를 남기자 “너무 좨송합니다. 머가 마음에 안 드셧군요. 새로 살마드렷어야 돼는대”라며 “기사분이 언제 오실지 모르니, 좨송해요”라고 사과했다.
한편 오이냉국수 등을 주문하며 ‘오이를 빼달라’는 다소 황당한 주문을 한 손님이 “오이 빼달라고 했는데 넣을 수 있는 곳에 다 넣었다. 요청사항 좀 읽어달라”며 별점 1개를 남겼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너무 좨송하다”며 사과를 표했다.
반면 다른 칭찬 리뷰에도 노부부의 서툰 답글은 이어졌다. “항상 맛이 한결갓지는 안갰지만 맛잇개 할려고 노력한답니다. 이럭캐 저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요새 우울한대 조은 리뷰 감사하고 고맙읍니다”라고 적었다.
한 답글에 따르면 노부부는 분식집을 24년 정도 운영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하다가, 최근 배달 앱을 활용하면서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리뷰를 너무 잘 써주신 거 알아요. 눈물이 핑 돌앗어요”라고 적었다.
이처럼 식당 운영에 노력하는 노부부의 사연이 SNS에 올라오면서 ‘좋아요’가 수없이 달렸다. 또, 지난해 8월에 해당 분식집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뒤늦게 화제 되기도 했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할아버지께서 최근에 수술도 하셨다”며 “주문이 몰려 들어오면 조금 당황하시기도 한다. 배달 앱 설정을 잘 못 하신다”고 했다.
A씨는 “할머님 혼자 하시는데 기다릴 수 없으면 취소하고 가시면 된다. 조금 기다리다가 안 나오냐고 막 재촉하고 신경질 내는 분들을 몇 번 봤다”며 “할머님이 계속 미안해하시고 당황해하신다. 어떤 사람들은 장사하는데 제대로 준비 안 됐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도 있겠지만 조금 이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런 글 보면 눈물 난다” “우리도 언젠가 모든 게 느려지고 서툴어지는 날이 올 것” “디지털 주문에 익숙지 않을 텐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사는 분들인데 갑질하는 사람들 없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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