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지하철 신림역 인근에서 3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부려 남성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피의자 조모 씨의 얼굴이 고스란히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는 “신림역 범인 얼굴”, “신림역 범인 체포 과정”이란 글과 함께 영상이 퍼지고 있다.
목격자가 찍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는 손과 옷 등에 피범벅이 된 피의자 조 씨의 모습이 담겼다. 조 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계단에 걸터앉아 “열심히 살았는데도 안 되더라. X 같아서 죽였다”고 말했다. 범인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공개됐다.
심지어 조 씨에게 당한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의 뒷모습까지 공개돼 걱정을 안기고 있다. 영상을 찍은 목격자는 경찰에게 “저기 하얀 옷 입은 청년도 찔렸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MBC뉴스는 지난 22일 흉기를 든 피의자에게서 남성을 지켜낸 여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조 씨에게 습격당한 남성이 쓰러지자 함께 있던 여성이 조 씨를 두 팔로 밀어낸다. 이에 조 씨도 엉덩방아를 찧고 뒤로 넘어졌고, 이를 틈 타 남성과 여성은 현장에서 벗어났다. 이 외에도 조 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곳곳에 확산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23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무분별하게 유포·게시되고 있어 유족 및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범행 영상을 메신저 등을 이용, 타인에게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이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모니터링하며 범행 영상을 반복적으로 유포·게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 등이 확인된 경우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영상이 반복적으로 게시되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위원회에 삭제·접속 차단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어떻게 피해자보다 범죄자 인권이 우선이냐”, “표정이나 말투가 너무 평온해서 소름이 돋는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거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얼굴이라 무섭다” 등 범인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범인 신상 공개는 맞지만 범행 모습은 유포되면 안 된다”, “영상을 보고 너무 충격받았다”, “앞으로 길거리 돌아다니는 게 너무 무섭다”, “관련 영상은 제발 그만 올려달라”고 호소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조 씨는 23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영장전담판사 주재로 진행되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죄송하다.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다. 저의 모든 게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에 있어서 너무 잘못한 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피의자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먹자골목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4명의 피해자는 조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졌다.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차 범행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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