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혹한은 물론 폭염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극심한 더위 때는 주행거리가 현격히 짧아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 뉴스 오토모티브 뉴스는 최근 미국 남서부의 폭염이 더위에 취약한 전기차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배터리 및 주행 범위 분석 회사인 리커런트는 최근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전기차를 테스트한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모델 3 등 테슬라 전 모델과 쉐보레 볼트, 현대자동차의 코나 EV, 닛산 리프, 포드 F-150 라이트닝, 머스탱 마하-E를 포함한 65개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판 중인 대부분의 전기차는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주행 범위가 크게 감소했으며, 일부는 온도가 섭씨 37.7도 이상에 도달했을 때 최대 31%나 급감했다.
다만 37.7도 이하 구간에서의 손실률은 완만했다. 32.2도에서 평균 5%, 26.7도에서 2.8%에 손실에 그쳤다.
리커런트는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성능이 좋지 않은 모델은 공개하지 않았다. 폭염으로 인한 성능 저하가 가장 적은 모델은 테슬라였다.
리커런트의 스캇 케이스 CEO는 “테슬라 차량은 표준 공조시스템 대신 히팅 펌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운 조건에서 더 잘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학교 배터리 연구소의 기술 책임자인 그레그 레스는 “40도 이상이 되면 양극의 수동형 방출층이 분해되기 시작하고, 그 분해로 액체 전해질이 소모되어 배터리 성능이 단축되는 것”이라면서도 “항상 40도 이상의 날씨에 운행되는 것이 아니고, 배터리를 식히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더위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장기적으로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기차는 혹한에서는 충전 시간이 저하되고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낮은 기온에서는 배터리 내부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충전 속도가 길어진다는 것이다. 충전 속도 저하는 시간이 더 걸려 불편하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충전 요금 상승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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