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병이 과거에도 주둔 기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BC 방송은 22일(현지시간) 관계자의 말을 인용, “킹 이병이 지난해 9월 4일에도 복무지를 이탈했으며, 소재 파악이 이뤄진 뒤에도 기지로 돌아가거나 본국으로 귀환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캠프 보니파스 수색병으로 복무 중이던 킹 이병은 캠프에서 40㎞ 떨어진 의정부에서 발견됐다.
캠프 보니파스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쪽으로 400m,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2400m 떨어진 파주 문산읍에 위치한 기지다. 육군과 주한미군이 함께 근무하며, 판문점 지역 경비를 맡는 한미 공동 경비 중대도 포함돼 있다. 캠프 보니파스는 2006년까지는 미군이 관할하다가 이후 한국에 반환됐다.
ABC는 “킹 이병이 배치받은 기지의 특성 및 수색병으로서 역할을 볼 때, 그가 DMZ를 넘는 행위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킹 이병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며 여러 차례 폭행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킹 이병은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 끝에 한국인의 얼굴을 가격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사법 처리되지 않았다. 이후 킹은 또 다른 말다툼을 벌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 문을 수차례 걷어차 공공기물 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따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올해 2월 8일 킹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으나, 이를 납입하지 않아 국내 수용시설에서 48일간 노역했다.
이후 킹 이병은 월북 하루 전인 17일 인천공항에서 댈러스행 귀국편 비행기에 올라 텍사스로 돌아간 뒤, 외국에서 유죄를 받은 행위에 따른 행정 처분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킹 이병은 비행기에 타지 않고 인천공항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다음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여해 모습을 드러냈으며, 견학 도중 갑자기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빠른 속도로 북측으로 달려간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미국 정부는 킹 이병의 월북 이후 복수의 경로를 통해 북한 측에 킹 이병의 소재 및 안위 파악을 위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킹 이병의 안전이 매우 우려된다”며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지만, 추가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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