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신규교사가 사망한 사건을 둘러싸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이초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서이초의 ‘학교폭력 신고 접수 사항이 없었다’는 설명과 달리, 사망한 교사가 학교폭력 문제로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원단체는 명확한 사실 규명을 요구했다.
서이초는 지난 2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서이초는 먼저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담임으로 배정됐다’는 의혹과 관련 “고인의 담임 학년은 본인의 희망대로 배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인의 담당 업무와 관련해서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NEIS)’ 권한 관리 업무”라고 했다.
서이초는 ‘해당 학급에서 담임이 여러 번 교체됐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2023년 3월1일 이후 고인의 담당 학급의 담임 교체 사실이 없다”고 했다.
‘고인이 학급 내 학교폭력 사건으로 고충을 겪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학급에서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으며, 학교폭력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었다”,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다음날 마무리됐다”고 했다. 또 서이초는 “SNS에서 거론되는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서이초는 별다른 설명 없이 입장문을 수정했는데,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다음날 마무리됐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교사노조는 서이초의 입장문과 관련 ‘학교폭력 신고 접수 사항이 없었다’는 부분에 문제를 제기했다. 장대진 서울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학급 안에서는 다양한 다툼이 일어나지만, 그 다툼을 모두 다 신고하지 않는다”며 “학교폭력 신고 접수 사안이 없었다는 말이고 해당 학급에서 다툼 등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장 수석부위원장은 학폭 관련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이 있었던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수석부위원장은 “저희들은 해당 학급에서 4명 정도의 학생이 생활지도상 어려움이 있었고 4명 중에 학생 1명과 또 다른 학생 1명 간의 학교폭력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있었다는 정황 등을 확인했다”며 “경찰이나 교육청 당국에 원인 규명을 할 때 꼭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서이초 사건의 본질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라고 강조했다. 윤 정책실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다른 동료 교사들의 제보 등을 통해서 학교 아이들 간의 다툼이나 갈등 상황이 있었다고 파악되고 있다”며 “정식으로 신고 된 학폭이 없다고 해서 그런 학폭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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