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가 사망 전 친구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됐다.
지난 18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취업 기념으로 친구들과 졸업 여행을 가려다 숨진 안 씨(24·여)의 발인이 진행됐다.
올해 취업한 안 씨는 사고가 일어난 날 친구들과 첫 여름휴가를 떠나던 길이었다. 친구들과 오송역에서 만나기로 한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747번 버스에 탔다.
안 씨가 탄 버스는 폭우를 뚫고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로 향했다.
잠시 후 버스에 물이 차올랐고 그는 친구들에게 버스 안 사진과 함께 “살려줘 제발”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는 지난 18일 JTBC를 통해 공개됐다.
그가 탄 버스가 오송 지하차도에 진입한 것은 “다 와 간다”, “길이 막혀 빙글 돌아가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지 10여 분 뒤였다. 오송 지하차도에서 오송역까지는 불과 3.4km에 불과했다. 차로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친구들은 “저게 뭐냐. 타고 있어도 되는 거냐”, “괜찮냐”라고 그의 안부를 물었지만 그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안 씨의 친구는 “그게 애들이랑 마지막 연락이었다. 애들이 연락이 계속 안 와서 (안 씨에게) 연락을 해봤는데 계속해서 받지 않았다”라고 매체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안 씨는 지난 16일 버스 안에서 싸늘하게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장례식장에서 안 씨의 외삼촌은 “취업 기념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는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라며 “조카는 평소 엄마와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착한 딸이었다”라며 애통해했다.
이 장례식장에서는 생전 세월호, 이태원 참사 피해자를 추모하는 글을 남긴 조 씨의 발인도 엄수됐다.
청주시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조 씨는 지난 15일 출근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차도를 지나다 사망했다.
그는 청주시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상주시에 사는 부모와 떨어져 지냈지만 늘 연락을 빼먹지 않는 착한 아들이었다. 이 내용은 지난 16일 한겨레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조 씨 아버지는 “한창 돈 벌 나이여서 직장 열심히 다녔던 아이다.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연락도 잦았다. 지난 4월에는 아들과 함께 일본도 다녀왔다. 어른들 말 잘 듣는 예의 있는 아들이었다. 정말 참 잘 자랐다”라며 울먹였다.
조 씨의 사연이 전해지며 그가 세월호 5주기 때인 2019년 4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화제가 됐다.
글에는 “5년 전 나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그때, 나 살기도 힘들었던 그때 세월호 뉴스를 보고 눈물이 흘렀다. 무사히 아이들이 구출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 5년이 지난 오늘 나는 여전히 가난한 대학생이고 많은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건지는 대충 드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어른은 자리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때 함께했던 마음만은 오래도록 남아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겠지. 아이들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 열심히 살게.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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