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 세상을 떠난 아빠와 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17일 뉴스1은 남편과 딸을 잃은 A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 15일 오전 7시 30분쯤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서 산과 농경지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 2동을 덮쳐 부녀가 숨졌다.
A씨 남편 B씨(당시 67세)는 집 밖에서 밀려드는 토사를 보고 집 안에 있던 딸 C씨(당시 25세)를 구하러 달려갔다.
계속해서 밀려든 토사가 A씨 집 앞에 쌓이면서 C씨가 쉽게 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B씨는 C씨를 구하러 집으로 갔지만 순식간에 다량의 토사가 집을 덮치면서 화를 피하지 못했다.
유족은 “B씨는 몸이 불편했고 C씨는 지적장애가 있었다”면서 “B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딸을 구하러 갔는데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팍팍한 형편이었지만 주민들에게 인심이 좋다고 자주 들었던 B씨는 황망하게, C씨는 꽃도 제대로 못 펴보고 세상을 떠났다”면서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17일 오전 8시 40분쯤 발인을 마친 A씨는 경북 울진에 있는 화장터로 향하기 전에 B씨와 C씨가 태어나고 자란 집에 들렀다.
영정사진 뒤를 따라가는 A씨는 앙상한 몸을 가누지 못해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갔다. A씨는 눈물을 흘리며 처참하게 부서진 집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영주 한 납골당에서 남편과 딸의 납골함을 어루만지며 “아빠와 하늘나라에서 함께 잘 지내야 해”라고 말했다.
납골당에 안장을 마친 A씨는 뉴스1에 “몇 년 전 산에 나물을 캐러 갈 때 농경지를 지났는데 잘린 나무를 적지 않게 봤다”면서 “한평생 이 동네에 살면서 비가 많이 내려 토사가 흘러내린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몇 년 전 산 아래 농경지 등지에서 벌목이 많이 이뤄졌다”면서 “나무가 없는 농경지가 산에 흘러내린 토사를 제대로 완충해 주지 않아 이같은 사고가 난 것”이라고 호소했다.
삼가리 마을 주민들은 “참 좋은 이웃을 잃었다”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은 마을을 덮친 토사를 치운다고 고생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더 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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