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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지하차도 비극…’책임’은 없고 ‘네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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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안타까운 사망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관계 기관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적절한 시점에 통제만 이뤄졌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의 부실이 불러온 재앙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면서, 향후 이어질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전날 충북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충북경찰청도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국무조정실과 경찰이 조사에 나서는 것은 사전에 위험신호가 감지됐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금강홍수통제소는 참사가 발생한 15일 오전 8시 40분보다 2시간 이른 시간에 청주시 흥덕구에 “교통통제나 주민 대피 등의 조치를 해달라”는 통보를 했다. 또한 청주시는 사고 약 40분 전 “제방이 넘칠 것 같다”는 119 신고를 받았지만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고를 받은 흥덕구는 청주시에만 알렸을 뿐 충청북도에는 알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청주시와 충북도가 책임소재 공방을 벌이고 있다. 도로법 76조를 보면 ‘홍수 등 천재지변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도로에서 통행이 위험한 경우 해당 도로의 관리청은 도로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청주시는 책임이 충북도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참사가 발생한 지하차도는 508번 지방도에 속해 있고, 이는 충북도가 관리청이다.

충북도는 청주시로부터 관련된 내용을 보고 받지 못해 미리 위험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각 지방단체가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경찰도 오전 7시 5분쯤 미호강이 넘칠 것 같다는 신고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흥덕구에 통보만 했을 뿐 정작 지하 차도를 통제하지는 않았다.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침수 위험이 있는 도로는 위급시 통행을 막는 자동 차단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 차단기는 행안부가 정한 위험 등급 중 2등급 이상인 도로에 설치되게 되어 있다. 궁평2지하차도는 가장 위험한 3등급 시설이라 자동차단기가 설치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올 6월 예산을 교부받아 9월 발주 계획이었다.

지하차도 침수가 시작된 미호강 제방이 부실하게 관리됐다는 주민 주장도 나온다. 이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치한 임시제방이다.

하지만 행복청 관계자는 “임시제방은 미호강의 계획 홍수위에 맞춰 조성했다”며 “이번에 홍수 수준을 넘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천재지변으로 제방이 유실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경찰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무조정실은 감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에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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