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호우로 전국에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르면서 ‘7월 내내 비가 내린다’는 장마 괴담이 들어맞은 게 아니냔 말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에 사흘 빼고 비가 내린다’라는 월간 기상 예측을 내놨다. 이 같은 기상 예측을 접한 사람들 사이에서 폭우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돼 장마 괴담이 확산했다.
다만 해당 날씨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는 ‘정확한 정보는 10일 이내에서 참고하라’고 안내했다. 과학기술로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마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가시지 않자 기상청이 나섰다.
기상청은 당시 연합뉴스TV에 “단순히 계산에 의해 (정보가) 표출될 수는 있다. 한 달, 두 달 후라고 하는 건 수치모델을 수행하기 위한 실황값(관측값)이 없다는 얘기다. (7월 한 달 날씨를 예보하는 것은) 모험적인 시도라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상청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현재 수준에서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예측 자료는 14일 정도가 한계고 7~8일 이후 자료는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상 전문 학자도 기상청의 입장을 거들었다. 한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한 달 뒤의 날씨를 일 단위로 예측하는 것은 자식도 없는데 손자가 뭘 할지를 예측하는 것과 같다”고 머니투데이에 밝혔다.
문제는 장마 괴담이 얼추 들어맞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국을 기준으로 보면 사실상 이달 내내 비가 내렸다.
지난달 30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된 뒤 2일까지 지역에 따라 시간당 10~30㎜의 비가 내렸다. 이후 장맛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이어졌지만 다시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4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중부와 남부 일부를 중심으로 5일까지 강한 비가 내렸다. 6일엔 비가 그쳤으나 7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주의보가 확대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가 가동돼 위기 경보 수준이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됐다. 당시 남부지방에선 8일까지 비가 내렸다. 잘 알려진 것처럼 9일부터 17일까지는 사실상 전국에 비가 쏟아져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전국적으로 보면 이틀가량을 빼놓고 많든 적든 간에 이달 내내 비가 내린 것이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장마 괴담이 틀렸다는 소식을 전하는 과거 기사에 “성지 순례 왔습니다. 로또 되게 해주세요” 등의 댓글을 달며 장마 괴담이 들어맞은 데 대해 놀라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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