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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물 차 창문 깨고 탈출하라고…” ‘오송 지하차도’ 희생자의 마지막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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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20대 여성 사망자가 친구와 나눈 마지막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구조 작업 벌이는 구조대원들 / 연합뉴스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하나병원 장례식장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됐다.

희생자 중 사회초년생인 A씨(24·여)는 당시 친구들과 1박 2일 일정의 여수 여행을 위해 시내버스에 탔다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모습 드러낸 궁평지하차도

당시 A씨는 먼저 오송역에 도착한 친구들에게 통화로 “버스에 물이 찬다”며 “(버스)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깨고 나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A씨가 숨지기 전 친구에게 전한 마지막 말이 됐다.

A씨의 외삼촌(49)은 “친구 말을 들어보니 버스 기사가 당시 물이 들어오니까 ‘손님 빨리 탈출하세요. 창문 깨드릴 테니까 탈출하세요’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관련, 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 이하 뉴스1

그는 “당국이 ‘둑이 터져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용납이 안 된다”며 “(폭우로 인해) 버스가 원래 노선이 아니라 다른 노선으로 갔다. 사전에 도로를 통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특히 A씨는 경기도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며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을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외삼촌은 “정말 착한 아이였다. 외동딸로서 어머니를 가깝게 모셨다. 작년에 취업했다고 좋아했는데 한창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알렸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관련,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A씨와 같은 버스에 탑승했던 다른 희생자 중에는 결혼한 지 불과 2개월 된 새신랑도 포함됐다. 청주 시내 한 초등학교 교사인 B씨(30)는 다른 도시로 임용고시를 보러 가는 처남을 기차역까지 차로 태워주다가 변을 당했다. 처남은 헤엄쳐 탈출했으나 B씨는 끝내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관련,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실종자 수색에 전국 소방력을 총집결시킨 소방 당국은 17일 오전 1시 25분 입구 100m 지점에서 침수된 시내버스 운전기사(50대) 시신, 오전 2시 45분쯤 입구 300m 인근에서 40대 남성 시신, 오전 3시 58분쯤 50대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17일 오전 6시 30분 기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사상자는 모두 24명으로 사망 13명, 실종 6명, 부상 5명이다.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에서 버스 등 침수 차량에 대한 인명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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