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을 누비는 크루즈 승객들이 눈앞에서 고래 78마리가 도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크루즈 ‘앰배서더 크루즈 라인’ 승객들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덴마크령 페로 제도 수도인 토르스하운 항구에 도착했을 때 바다가 78마리 고래의 피로 물드는 처참한 장면을 마주해 충격에 휩싸였다.
매년 7~8월 페로 제도에서 열리는 연례 고래 사냥(그라인다드랍)은 여러 척의 어선과 헬리콥터가 들쇠고래(pilot whale)를 바닷가로 몰아 뭍으로 끌어낸 후 해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작살과 칼을 이용해 도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축제를 통해 잡힌 고래 고기는 축제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분배되며 식품 및 동물성 기름 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그라인다드랍은 현지 어민의 생계 수단이라는 이유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크루즈 업체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마침 우리 승객들이 항구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져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배에 타고 있다 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모든 분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업체 측이 매년 이맘때 그라인다드랍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승객들이 고래 도살 장면을 목격하지 않게 할 수도 있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업체 측은 2021년 9월 페로 제도 측에 돌고래 사냥 축제와 관련해 당혹감을 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영국 환경단체와 함께 고래 사냥 반대 운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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