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매장에서 옷값 15만원을 입금한 척하고 달아난 여성 2명의 뻔뻔한 수법에 업주가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가게를 나서며 하이 파이브 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13일 MBC 보도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A씨가 5월 19일 손님으로 온 여성 2명으로부터 이른바 ‘먹튀’ 사기 피해를 봤다.
당시 여성 한 명은 블라우스, 원피스, 카디건 등 3벌을 골라 입어보며 “여기 단골 할 테니까 5000원을 더 빼달라”고 A 씨에게 계속해서 요구했다. 검은 옷을 입은 다른 여성은 카운터에 함께 서 있었다. A씨는 흥정에 못 이겨 할인된 금액 15만 5000원을 안내했다.
A씨가 봉투에 옷을 포장해 담아주는 동안 이 여성은 계좌로 돈을 부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 앱을 켜서 A 씨에게 송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이내 휴대전화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이 여성은 “계좌로 옷값을 보냈다”고 말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알림이 늦을 때가 있어 입금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당은 거래를 마친 뒤 가게 밖으로 나서면서도 “혹시 집에 가서 다시 입어 보고 마음이 바뀌면 다음 날 와서 교환하겠다”며 “아, 이런 날 신랑 카드를, 신용카드를 갖고 왔으면 내 돈을 안 쓰는데 아깝다”고 연기까지 했다.
이들이 나가고 난 뒤에야 A씨는 입금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일당이 나간 지 채 30초도 안 된 때여서 서둘러 쫓아 나가봤으나, 이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A씨가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여성이 은행 앱에서 계좌번호를 입력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연락처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이체하는 치밀한 수법을 썼다.
A씨는 “완전 고의성 사기꾼들이다. 앱에서 은행은 올바르게 지정하고 (알려준) 계좌번호까지 찍더니 금액은 155원만 입력하더라”라며 “그러더니 해당 화면을 나가 어떤 사람을 누른 뒤 15만 5000원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기가 막힌 것은 돈을 보낸 뒤 검은 옷 여성에게 살짝 자기 휴대전화를 보여주자, 검은 옷 여성이 미소를 지었다는 것”이라며 “가게 밖을 나간 둘은 하이 파이브를 하더라. ‘이것들이 나를 갖고 놀았구나’,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그런 기분”이라고 말했다.
A씨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들의 신원을 특정할 단서가 없고 CCTV 동선도 중간에 끊겨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단 확인을 안 한 제 잘못이 제일 크긴 하다”면서도 “(다른 업주들은) 꼭 입금 확인하셔라. 해당 여성들은 자수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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