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한 부대에서 부실 급식 논란이 또 불거졌다. 불과 이틀 전 초복을 맞아 푸짐한 급식을 먹게 된 육군 간부가 감사를 전한 ‘미담’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한 식단에 또다시 군 급식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군 관련 제보 채널인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얼마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부대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장병의 친형이라고 소개한 A씨가 제보한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동생이 5일 동안 격리하면서 보내온 급식이 너무 부실했기에 하소연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제보했다”면서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즉석식품 미역 된장국과 함께 나온 다짐육 형태의 고기는 한입 베어 문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에 절반으로 잘려져 있었다고 한다. 다른 한 장의 사진을 본 A씨는 “큰 반찬통에 케첩을 아주 조금 담고, 케첩을 담아야 할 작은 칸에 동그랑땡을 넣어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두 개의 식판 모두 김치를 포함한 반찬은 세 가지뿐이었는데, 국이 없거나 다짐육을 반으로 잘라 제공하는 등 성인 남성 1명이 먹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양이었다.
‘군 부실 급식’ 파동 이후에도 논란 이어져
이번에 육대전에 올라온 군 급식 사진에 누리꾼이 무엇보다 분노하는 건 지난 11일 육군학생군사학교(학군교)에서 근무하는 육군 간부 B씨가 올린 급식 사진과 확연히 대조되기 때문이다.
당시 B씨가 올린 사진의 식판에는 잘 차려진 해신탕과 맛깔스러운 반찬이 함께 있었다. 여기에 입가심으로 먹을 수박화채는 보는 이마저 감탄할 정도였다. 그러나 A씨 동생의 급식 사진은 앞선 사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초라한 모습이다.
A씨는 “동생은 격리 해제될 때까지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이러한 형태의 부실 급식들이 저의 동생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형제, 자식들일 수도 있기에 글을 작성했다”며 “저도 ‘군대에서는 까라면 까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지내면서 나는 군인이니 참아야 한다는 식으로 참아왔지만, 동생까지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부대 측은 이런 급식이 제공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부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격리된 장병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정량(1인 표준량)에 미치지 못하는 급식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부대는 급식 분야 실태를 지속해서 확인하고 시스템을 개선해 격리 장병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겠으며, 생활 여건 전반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휘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2021년 ‘군 부실 급식’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뒤 급식 품질개선에 안간힘을 써왔다. 최근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담긴 ‘초복 급식’ 등이 눈길을 끌며 군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부실 급식’ 사례가 또다시 나오자 누리꾼은 날 선 비판에 나섰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나라를 지키는 군인 식단이 교도소 식단보다 못하냐”며, “지금 저기가 2023년도 대한민국 군대가 맞냐”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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