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날만큼은 반드시 확인 전화 후 내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1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치과기공사·치과위생사)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4만 5000여 명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고됐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일대에서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연다. 시간은 오후 1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으로, 의료기관 140여 곳에서 일하는 보건의료 인력이 투쟁에 나선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파업에 나서는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엔 의료 민영화 저지 등 목적으로 1만여 명이 모여 2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엔 140여 곳 사업장(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만큼 규모 역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고려대병원(안암·구로·안산), 한림대성심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0여 곳도 이번 파업에 참여하면서 다수 환자가 진료에 차질을 빚게 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응급실이나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 의료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수 인력이 빠지면서 이미 혼란은 시작됐다.
앞서 국립암센터는 이날부터 이틀간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 예정된 수술 100여 건을 취소했다. 수술한다고 해도 수술 후 환자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암센터 내 인력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중환자를 제외한 입원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외래 진료 예약 건 2000건 이상을 취소하기도 했다.
비슷한 이유로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대어린이병원은 미리 모든 입원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전원 조치를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간호사 1명이 관리하는 환자 수를 5명으로 지정, 이를 제도화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의료계의 숙원인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의사 인력을 확충해 불법 의료 행위를 근절하고, 직종별로 적정 인력 기준을 마련해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것도 요구사항 중 하나다.
이런 지속적인 요구에도 정부는 현재 노조와 교섭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14일 서울·부산·광주·세종 등에서 총파업을 벌이고, 이후에도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정부와 사용자 측의 요구사항 수용 정도와 태도,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별총파업투쟁중앙본부(중앙집행위원회)에서 산별 총파업 지속 여부와 총파업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필수 인원만 남고 다수 의료 인력이 병원을 비우게 되면서, 이날 병원을 찾는 사람 중 일부는 진료를 못 보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만일 병원에 내원할 계획이라면 미리 병원에 전화해 진료가 가능한지 등을 확인하면 헛걸음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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