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와 남부지방에 전날부터 오늘까지 최대 150㎜ 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13일부터 ‘진짜 장마’가 한반도를 찾아온다. 지금까지 짧은 시간에 집중호우가 내렸다가 금방 폭염이 나타나는 ‘널뛰기 장마’가 반복됐지만, 앞으로는 좁은 지역에 긴 시간 비가 내리는 ‘진짜 장마’가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상공에 머무는 정체전선이 이날 밤 한반도 상공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일본 전역에 강한 비를 뿌린 이 정체전선은 북상하면서 한반도 서쪽에서 다가오던 티베트 고기압과 만나 긴 띠 모양의 비구름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활성화된 정체전선은 13일부터 18일까지 한반도를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중부지방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특히 산발적으로 짧고 강하게 쏟아지던 장맛비도 성격이 달라진다.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은 비구름이 만들어져 좁은 지역에 긴 시간 동안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일본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은 이미 일본에 큰 피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9~10일 24시간에 걸쳐 후쿠오카현 소에다마치 423㎜, 구루메시 402.5㎜의 비가 내려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비가 내리기 시작한 후 후쿠오카현 히코산에서 600㎜ 넘게 내린 비로 인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고, 10일 기준 최소 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를 품은 티베트 고기압이 내려오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제트기류를 타고 만나 매우 불안정한 대기에서 중규모 대류운이 발달했다”면서 “올여름 찾아온 장마 가운데 가장 강력한 장마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2일에는 전남권, 경상권(경북북부동해안 제외)에 30~80㎜(많은 곳 100㎜ 이상)의, 13일에는 전국이 10~60㎜(많은 곳 수도권, 서해5도 80㎜ 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한편, 이번 장맛비는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12일에도 중부와 남부지방에 최대 150㎜ 이상의 비를 더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까지 경기(북서부 제외)와 강원, 충청, 전라, 경상에 30∼100㎜(많은 곳 150㎜ 이상), 서울, 인천, 경기 북서부와 강원 동해안, 제주도, 울릉도 독도는 5∼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11일에는 서울 일부 지역에 사상 첫 ‘극한 호우’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되는 등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졌다. 극한 호우 재난문자는 ‘1시간 누적강수량 50㎜’와 ‘3시간 누적강수량 90㎜’를 동시에 충족할 때 발송된다. 11일 오후 3~4시 사이 서울 동작구와 구로구에 1시간 동안 각각 73.5㎜, 72.5㎜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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