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가 시끄러워 혐오시설 시위를 벌이겠다는 민원이 접수된 수원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11일 오전 8시께 경기도청 앞에 익명의 시민이 컵라면 박스를 놓고 소방관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컵라면 상자에는 편지와 그간 경기 소방이 활동한 신문 기사 여러 장이 붙어 있다.
이번 기부는 지난달 17일 수원 광교의 한 아파트 주민 일부가 이의119안전센터에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 혐오시설 시위를 벌이겠다’는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의119안전센터 인근 아파트 일부 주민은 센터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8일 민원인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협의에 나섰다.
자신을 수원 광교 주민이라고 소개한 기부자는 편지를 통해 “먼저 이의119안전센터의 소방관님들과 대한민국의 모든 소방관님께 진심으로 응원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희귀난치성 환자로 119의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숨을 쉬고 살고 있다. 지금도 저에겐 어떠한 위급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수년 전 광교산 화재와 강원도 화재를 눈앞에서 목격했고 소방관님들의 사투를 목격했다”라며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수많은 재난 상황에서 소방관님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늘 마음을 아프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신문에서 이의119안전센터에 민원이 제기됐다는 뉴스를 봤다. 그냥 마음이 아프고 또 소방관님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라며 “저는 119의 도움을 받아 소중함을 알고 감사함을 기억하고 있다. 일부 격한 행동과 소리에 상처받지 마시고 다수의 시민이 응원하고 소방관님들의 도움을 늘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119안전센터는 혐오 시설이 아니라 우리 도시에 필요한 필수 시설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광교 시민은 혐오시설이란 말로 상처 주는 일을 멈춰주셨으면 한다. 제발 부탁드린다”라며 “혹시라도 긴급한 출동으로 인해 절대로 식사를 거르지 마셨으면 한다. 그래서 간단히 드실 수 있는 컵라면을 준비했다. 정말 너무도 약소하다. 광교 주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시민이 응원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건강에 유의하시고 힘내셨으면 한다”라며 응원했다.
경기 소방은 기부받은 컵라면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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