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인근 소방서에 ‘사이렌이 시끄럽다’는 민원을 넣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10일 수원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광교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 인근 소방서에 사이렌 소음을 완화해달라는 민원을 넣은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앞서 5월 25일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인근에는 수원소방서 이의119안전센터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소방차 출동 시 들리는 사이렌 소리에 “소음이 심하다”며 완화 대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역 주민은 “얼마 전 밤에 (소방차가) 출동할 때 사이렌을 끄고 출동하더라”며 “’요즘 문 열어두고 지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나”라고 목격담을 전했다.
실제 이의119안전센터 인근 A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는 지난달 28일 센터를 찾아 소음 완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출동 사이렌을 소음 공해로 규정하며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자 대표회 측은 지난달 17일 “혐오시설 설치에 대한 부당성을 토로하고 집단 시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수원소방서는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한 재난 상황 현장으로 출동할 때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리는 것이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시민 안전을 위한 시설인 만큼, 소방서의 사이렌 소리는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한 주민은 “나도 소방서 근처에 살았는데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로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며 “내 앞에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큰일 나면 바로 처리되고 얼마나 혜택받고 사는 건데”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얼마 전에 닥터헬기 사건이 생각난다”며 “(사이렌 민원은) 소수일 것 같지만 부끄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나는 사이렌 소리는 인근 주민에게 고통”이라는 입장도 보였다. 한 주민은 “사이렌을 무조건 끄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조율이 가능한지 협의가 있었다고 한다”며 “입장의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 이의119안전센터의 한 대원은 9일 한국경제에 “사명감을 갖고 위기에 놓인 주민들을 구하고자 매일 출동하는 것을 두고 주민들이 모욕하는 것 같아 의욕이 꺾인다”며 “앞으로 긴급상황 발생 시 어떻게 출동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도 닥터 헬기 소음에 인근 아파트에서 민원을 넣어 고충을 겪은 바 있다.
2018년 이국종 당시 외상 외과 교수는 닥터헬기 항공대원이 ‘병원 바로 앞 아파트에서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여준 일이 있다고 전하며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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