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 기록이 단 하루 만에 깨졌다. 지난 4일 지구 평균 일일 기온이 섭씨 17.18도까지 치솟으며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3일 17.01도를 경신했다. 문제는 앞으로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 집계 데이터를 인용해 전날 지구 평균 일일 기온이 섭씨 17.18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최고 기록을 넘어선 셈인데, 이전까지의 지구 평균 기온의 최고 기록은 2016년 8월의 16.92도였던 것에 비추어볼 때 더 눈에 띄는 것은 추이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더위는 4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 때문이다. 엘리뇨는 적도 지역 동태평양의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상승하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 6일 기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예년보다 3~4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도 계산에는 육지와 바다에서 구한 관측값을 더해 평균값을 내기 때문에 해수면 온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지구의 70%가량이 바다이기 때문에, 해수면 온도가 높아질수록 지구 평균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것이다.
엘니뇨 자체가 기상이변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함께 오르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엘니뇨 발생 시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내려가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서태평양도 예년보다 0.5~1도가량 뜨거운 상황이다.
엘니뇨의 정점은 11~12월이기 때문에 앞으로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더 오를 전망이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그랜덤연구소의 기후학자인 파울로 세피는 “엘니뇨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북반부에서는 여름이 한창”이라며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기록이 다시 깨져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연말에 엘니뇨가 ‘중간급’ 이상의 강도로 발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간급’이란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1도 이상’으로 더 높은 상황이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도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럽의 폭염은 최근 영국과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극심하게 나타났다. 중국 일부 지역에선 35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미국 남부에서도 이상 고온 현상이 관측됐다.
폭염 현상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 곳곳이 본격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부터 이미 열대야를 겪었다. 이는 작년에 이어 관측 사상 두 번째다. 절기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를 맞은 오늘도 중부지방은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치솟는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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