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 머리카락” 환불 요청 손님…4년 전 올라온 사진이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사진=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주문한 피자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사진을 보내고 환불 요청한 손님이 2019년 한 블로그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피자 가게 사장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머리카락 나왔다고 환불 요청한 손님이 있다”며 “그런데 손님이 보낸 사진을 보면 가게에서 보낸 피자에서 나올 수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어디선가 돌아다니는 사진인가 싶다. 보신 분 있냐”고 물었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피자 도우 사이에 머리카락 한 올이 박혀있고, 해당 부분만 확대된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손님이 머리카락 나온 부분을 휴지에 싸 놨다고 하는데 찾지 못했다. 회수한 피자에도 없었다”며 “손님과 계속 통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절대 통화 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피자 전체 사진을 보면 피자 끝부분이 다르다”, “예전에 머리카락 나온 피자 사진 찍어놓고 돌려쓰는 것 같다” 등 의심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2019년 블로그 글에 있는 사진을 가져다가 사기 친 것”이라며 해당 블로그 링크를 공유했다. 2019년 9월 한 개인 블로거가 피자를 먹다 머리카락을 발견했는데, 당시 응대한 직원이 불친절하자 관련 사진과 글을 올렸던 것이다.

2019년 9월 작성된 한 블로그 글. A씨가 환불 요청 손님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사진과 동일해 보이는 사진이 게시돼있다./사진=네이버

A씨가 올린 사진 속 피자 모양과 머리카락이 박혀 있는 위치까지 똑같은 모습이다. A씨에게 환불을 요청한 손님은 해당 블로그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와 일부 확대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가 확인되자 A씨는 “속앓이하고 억울해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형법 제347조에 따르면 고의성을 갖고 다른 사람을 속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불법한 이익을 취득하면 사기죄에 해당한다.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상습적이거나 금액이 많고, 고의성이 인정돼야 한다. 이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