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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人사이드]”복싱 접고 피자”…日 놀라게 한 복싱 챔피언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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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을 관두면 뭘 할지 모두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셨을텐데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일궈왔던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경력을 한순간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일본의 복싱 챔피언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복싱을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가 피자를 굽고 있다고 하는데요. 30대 청년이 선택한 인생 2막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오늘은 일본 복싱 밴텀급 챔피언, 오오모리 쇼헤이씨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1993년생 오오모리씨는 프로 복서인 아버지 영향으로 중학교 2학년 때 복싱을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도 복싱으로 유명한 곳으로 진학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체전 밴텀급 경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죠. 시작부터 탄탄대로를 걷는 유망주였습니다.

프로 데뷔 후 2012년에는 전일본 밴텀급 신인왕, 2015년에는 제69대 일본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2017년에는 세계 타이틀을 걸고 세계복싱기구(WBO) 세계 밴텀급 챔피언 말론 타팔레스와 붙었다 패배하기도 했는데, 최종 전적은 25전 21승 4패입니다. 왼팔 스트레이트 펀치가 굉장히 강력해 ‘악마의 왼손’이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복싱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나빠지면 경기가 중단됐고, 해외 선수들과의 경기 일정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없어 목표를 잃고,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 시절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그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하는 것은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며 재작년 9월에 은퇴를 선언합니다.

복싱 말고 새로운 일을 찾던 중 오오모리씨는 지인 소개로 효고현 단바사사야마시에서 인기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에노모토 료씨를 만납니다. 인기 상점이지만 단바사사야마시는 오사카나 고베에서 전철을 타고 한 시간 반이 걸려야 갈 수 있는 시골 소도시인데요. 오오모리씨는 에노모토씨의 온화한 인품, 경영 철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당신이라면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에노모토씨도 흔쾌히 수락했는데요.

물론 바로 경영자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살던 곳을 떠나 일을 위해 시골로 이주를 했는데요. 현재 오오모리씨는 손님맞이, 설거지, 음료 준비, 음식 조리 등을 맡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이 지나면 매장에서 피자 굽는 연습도 하는 중입니다.

계속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남들보다 감정이 앞서고 욱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직원들과 의견이 충돌할 때도 있는데, 에노모토씨의 권유로 사람을 대하는 매너, 화를 다스리는 방법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까지 수강했다고 합니다. 오오모리씨는 “상대방의 말이 내 생각과 달라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내 의견도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에노모토씨는 오오모리씨가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마음가짐의 측면에서 성장이 더 필요하다고 하네요.

갑자기 피자 장인을 꿈꾸는 챔피언의 근황에 사람들도 놀란 눈치였는데요. 그는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내 꿈을 이뤘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복싱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 한번 결정하면 돌진하는 타입”이라며 “지금은 위에 서는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인간성을 쌓아가는 단계다. 한 가지씩 차근차근 쌓아나가다 보면 사람들이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일본에서도 오오모리씨의 이러한 모습은 많은 화제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은퇴 후의 길을 고민하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하면 된다”며 본인을 던져넣는 점이 감동을 줬는데요. 챔피언으로 이미 자신을 대적할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인격적으로 본인의 약점을 인지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랐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배우기란 사실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요. 아마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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