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 의료진들은 환자를 위해 헌신한 의사였다며 고인을 기리는 한편 주 교수가 사고를 당한 지점이 이전부터 위험이 예고됐던 곳이라면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병원 한 직원은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대동맥 환자를 위해 오랜 기간 병원 옆에 사시며 365일, 24시간 대동맥 응급에 깨어계셨던 주 교수님”이라며 “힘든 과, 힘든 파트에서 많은 환자의 생사 갈림길에서 애쓰신 교수님, 밤낮없이 병원에서 땀 흘리시던 모습이 선하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또 다른 직원도 “수많은 생명을 살리신 흉부외과 교수님께서 안타깝게 세상을 뜨셨다”며 “자주 뵙던 분이라 가슴이 답답하고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비롯해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내부 게시판과 온라인 등에 수십건이 게재됐다.
주 교수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 의학 석사, 울산대 의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표적인 기피과로 꼽히는 흉부외과를 전공으로 삼았고, 특히 응급 수술이 잦은 대동맥 분야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환자를 살려왔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상임이사, 대동맥연구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을 지내며 연구와 임상 모두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대동맥 질환 권위자로 손꼽혀왔다.
사고 지점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점이 좁은 1차선 도로임에도 평소에도 대형트럭 등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병원 주변에 폐기물 적치장과 레미콘 공장이 있어 트럭 진·출입이 많은 편인데, 특히 평일에는 병원을 찾는 환자·보호자 차량과 버스, 트럭, 약국 차량 등이 뒤엉켜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게 일부 직원들의 주장이다. 한 직원은 “신호 위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원인 중 일부는 사고가 난 지점 도로의 구조적 문제와 주변 시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 교수의 장례는 울산대 의과대학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20일 오전 9시, 장지는 벽제 용미리이다. 조문은 18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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