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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시 미이행 교육부에 칼날…교육 공정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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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3.5.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3.5.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를 강하게 질타하며 대학 입시를 담당한 국장까지 교체된 것은 취임 1년이 지났는데도 부처에서 국정운영 방향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시도 따르지 않는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18일 대통령실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해 공정성 제고를 지시한 것은 지난 3월쯤이다.

교육부는 당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통해 6월 모의평가 출제를 준비하고 있었고 윤 대통령 지시에 맞춰 출제 방향을 설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1일 6월 모의평가를 치른 결과 윤 대통령 지시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부 판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교과서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교재에 기반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도 학원 없이 공부하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도록 바꾸라는 것인데 안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연초부터 계속 수능을 관리했는데 중간 과정에서 6월 모의평가가 있었고 시험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됐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지시가 몇 달이 지나도 부처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는 점에 강하게 문제의식을 느끼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3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교육을 꼽을 만큼 각별히 신경 쓰는 분야인데 부처에서는 관행에 기대 안일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인사로 인재정책기획관으로 발령받아 대입 정책을 이끈 이윤홍 국장을 6개월 만에 경질한 것도 ‘엄중한 경고’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인사 조치가 교육당국과 사교육계 간 ‘이권 카르텔’ 속에서 관행을 깨지 못한 책임을 물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모의평가 출제기관인 평가원 감사도 예고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2021.6.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2021.6.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윤 대통령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수능을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건드린 것은 평소 기회의 평등과 공정성을 강조해온 점과 맞닿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소위 없는 집 자식도 사교육 없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교과서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있는 집 애들과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오도록 출제 방향을 바꾸자는 것이 처음부터 정한 지침”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수능 관련 대통령 지시가 ‘난이도 논쟁’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브리핑에서 발언한 부분을 정정하며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 문제를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자칫 대통령 지시가 ‘쉬운 수능 출제’ 논란으로 번져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 혼란만 커지는 일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고위 관계자는 “교육 분야 공정성 제고 대통령의 기본적인 뜻”이라며 “사교육비 대책도 제대로 내놓으라는 지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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